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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관련/증도가(證道加)

觀惡言是功德 此則成吾善知識 관악언시공덕 차즉성오선지식

by 우둥불 2021. 3. 3.

觀惡言是功德 此則成吾善知識 관악언시공덕 차즉성오선지식

 

나쁜 말을 관찰함이 바로 공덕이니

이것이 나에게는 선지식이 됨이라

 

 

()만 보고 공부하면 선을 알 수 없고, ()만 보고 공부하면 악을 알 수 없다. 따라서 선을 알려면 악을 알아야 하고, 악을 알려면 선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양변은 서로가 서로를 품고 의지하면서 한쪽이 커지면 같이 커지면서 나를 중심으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행을 하거나 혹은 삶에 있어서도 선과 악은 같이 공부해야 한다. 나아가서 현상계의 나 자신을 알려고 해도 선과 악은 모두 꿰뚫어야 한다. 그 뿌리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큰 지혜를 가지면 선악을 모두 보고 알며, 나아가서 선악분별을 초월한 진여법계로 들어가서 선악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중생구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선악은 오로지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해 방편으로서 기능한다. 그러므로 창조와 유지 그리고 파괴는 선도 되고 악도 될 수 있다.

 

선만 알면 악에 발목이 잡히는 이유는 그러한 선이 선악을 초월하지 못한 한낱 상대적인 선일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쁜 말을 잘 관찰하면 악을 알게 되어 오히려 선을 더 잘 알게 되니 선악너머로 나아가 지혜가 더 커지게 되므로 그것이 곧 공덕이고 스승인 것이다. 이때 악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인욕의 공덕 역시 커지게 된다.

 

나쁜 말을 관찰한다는 것은 곧 좋은 말도 관찰한다는 것이니 좋고 나쁨은 오로지 자기가 그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선이 악이 되고, 악이 선이 되는 것이다. , 다시 말해서 이 구절은 선악을 초월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다. 선지식에서의 선은 선악을 분별하여 어느 한쪽에 머무르지 않고 초월한 차원의 절대선이다. 양변을 모두 알아야 그 뿌리를 알고 지혜로서 상대성을 초월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구절은 증도를 나아감에 악지혜(惡知慧)를 아는 안목도 반드시 필요함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나쁜 것을 멀리하고 나쁜 것에 물들지 않을 것을 강조하는데, 이것은 나쁜 것을 아예 눈감으라는 말이 아니라 잘 관찰하여 그 실체와 작용을 알고 빠져들지 말라는 것이다. 일단 알아야 멀리하고 물들지 않는 것이다. 악을 인지하지 못하여 악을 짓는 줄도 모르고 악행을 저지르니 과보를 받는 줄도 모르고 받는 것이다. 그래서 지혜란 선악을 초월하는 것으로서 착한 것에만 매달려 있는 사람은 지혜가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선과 악에 대해 제대로 보고 알려고 하면 내 마음의 선악을 일단 뒤로 좀 물리고 깨끗한 마음으로 잘 비춰봐야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선악 이전에 깨끗한 마음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선악에 사로잡히면 감정이 요동치므로 지혜는 감정에 가려져 솟아나지 않는다. 착하고 순진하기만 하여 아무리 부처님을 믿고 공양하더라도 악을 짓게 되고 상대적인 선에만 머물러 있게 되므로 중도를 가지 못한다. 착하면서 악을 관찰하여 악을 잘 알며, 순진하지만 강한 정신을 보유하고 있어야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