放四大幕把捉 寂滅性中隨飮啄 방사대막파착 적멸성중수음탁 :
사대를 놓아버려 붙잡지 말고
적멸한 성품에 따라 마시고 먹을지어다.
사대(四大)란 생명체를 구성하는 천지간의 핵심적인 4가지 기운으로서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이다. 생명체는 4대5온의 집합체이다. 태어남(生)은 4대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써 영혼이 몸을 취하는 것이고, 죽음(死)이란 4대가 다시 허공으로 흩어지고 돌아가는 순간으로서 영혼이 몸을 버리는 현상이다. 그리고 사는 동안의 분별취사심 가운데 영혼에 새겨진 강렬한 기억은 흩어졌던 4대의 결합이 다시 생겨날 때 다음 생(生)의 모습과 수상행식을 또 스스로 규제하게 된다. 이때는 내생에서의 천성(天性)이 된다. 죽음을 원망하면 반대편에서는 삶의 희망을 찾고자 하는 것이 달라붙어 있게 되므로 다시 몸을 원하는 것이 되어 태어나게 된다.
태어날 때, 즉 영혼이 깃들 4대가 결합될 때 우연히 아무렇게 결합되는 것이 아니라 대우주의 일정한 법칙을 따른다. 영혼에 새겨진 업(業)에 따라 대우주의 법(法)에 의해 복(福)과 살(煞)이 어김없이 주어지니 이는 대도(大道)의 용(用)이다. 자유가 크게 없는 나는 어쩔 수 없이 그것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웃고 우는 인생이 전개 된다.
이렇게 나고 사라지는 생멸을 반복하는 현상에 자기존재의 전부를 내맡기면 영원토록 무생(無生)과 무불생(無不生)을 알 수 없게 된다. 태어나지 않으려면 4대5온에 집착하지 말아야 되는데, 4대5온 그 자체가 벌써 음양의 생(生)과 극(極)이라는 상대성의 모순에 의해 태어났는지라 늘 일으키는 마음은 양변을 자기 주관대로 분별하여 한 번에 집착하는 것이 일상사가 된다. 그것은 양변 모두에 집착하는 것이다.
4대5온을 철저히 벗어나면 죽음이란 옷을 벗는 것 이상도 이하도 되지 않는 것이란 것을 체득하고 다시 몸을 구하지 않게 되니 저절로 현상세계를 벗어나게 된다.
4대5온이 본래 공(空)한 성품인 사실을 꿰뚫어 보는 것, 양변이 실은 한 가지로 같은 것이고 그것은 나 자신이 본래부터 가진 의식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 그것을 지혜라고 한다. 살아서 4대5온의 성품이 공한 것을 실제로 보게 되면 저절로 적멸한 성품이 드러나는데, 그때는 도(道)와 무위(無爲)의 경계이므로 개체의 욕망이 사라져 완벽하게 스스로 순리(順理)를 따르게 되고 더 이상 타락이란 것은 없게 되며 먹고 마시는 일 역시 번뇌망상이 포함되지 않고 순수하게 된다. 그래서 대도인(大道人)들은 완벽하게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 즉, 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먹고 마시는 것은 욕망이 아니라 최소한의 자연적인 필요에 의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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