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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관련/증도가(證道加)

決定設表真乘 有人不肯任情徵 결정설표진승 유인불긍임정징

by 우둥불 2018. 2. 9.

 

決定設表真乘 有人不肯任情徵 결정설표진승 유인불긍임정징 :

결정된 말씀과 참됨을 나타내는 법을

어떤 이는 긍정치 않고 정에 따라 헤아림이라

 

결정설은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관계없이 영원히 불변이라는 의미이고 그 누가 뭐라고 하건 말건 믿건 안 믿건 관계없이 근본적으로 변경시킬 수 없는 확실한 바른 말씀이라는 의미이다. 불교가 사라지고 인류가 멸종하고 지구가 먼지로 변해도 관계없다. 참되니 결정된 것이고 결정된 것이니만큼 참된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상대성과 연기(緣起)로 이루어져 정(情), 즉 주관에 따라 헤아리는 데서 오는 혼돈과 다툼 속에서 한 줄기 뚜렷한 불빛이 바로 불법이다.

 

결정되어 있는 참된 법을 긍정하지 않고 자기마음대로 헤아리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인간은 하늘과 땅이 동시에 구현되어 있는 생명체이고 본래 하늘에서 이 땅으로 내려왔지만 욕심을 가지는 바람에 육(肉)을 위주로 생명을 영위하고 있다. 육(肉)은 땅의 생명으로 정(情)이 핵심이 된다. 그래서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물면 정이 붙게 되고 오래보면 정이 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정을 위주로 견해를 내고 만사를 헤아리는 성향을 가진다. 그리고 물질의 변화에 따른 수명의 한계가 자연스럽게 주어진다.

불법(佛法)은 우리 일체생명이 하늘과 땅을 모두 품고 있다는 사실과 동시에 하늘과 땅의 일체구속을 근본에서는 벗어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그러므로 정(情)에 따라 헤아리면 땅에 묶여 자유를 잃고 하늘을 그리워하는 고달픈 신세를 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정(情)에 눈이 가리워지면 하늘의 법을 볼 수 없게 된다. 당연히 내면에 품고 있는 자기 자신의 하늘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귀신은 몸을 벗어 두뇌가 없어도 그 의식이 땅의 정에 매여 있는 안타까운 영혼이다.

하늘법을 보고 자기 자신을 보면 정(情)은 그 때 화광동진(和光同塵)으로 승화되어 중생구제의 좋은 방편이 된다. 이와 반대는 집착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인간성을 상실하면 하늘로 향할 수가 없다. 땅 위의 차가운 돌덩어리로 남아 이리저리 채이며 풍화가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