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罪福無損益 寂滅性中莫問覓 무죄복무손익 적멸성중막문멱 :
죄와 복이 없고 손실과 이익도 없나니 적멸한 성품 가운데서 묻고 찾지 마라
신(神)이 머무는 곳은 적멸한 성품 한가운데가 된다.
그러나 중생은 인과로부터 자유가 없으니 무엇을 하면 결과적으로 죄가 아니면 복이 되거나 이익 아니면 손실이 나게 되어 있다. 이렇듯 모순된 둘이 항상 같이 붙어 다니니까 한쪽을 의식하면 반대쪽이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결국 양변에 사로잡힌 포로가 되니 꼼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런데 깨치고 보니 나 자신도 텅 비어 삼천대천세계가 없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무엇을 할 것인가? 당연히 죄도 복도 손실도 이익도 없다. 이러한 것들을 주고받고 얻고 쌓고 머물고 기억할 물건자체가 하나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업(業)과 인과(因果)와 인연(因緣)으로부터의 자유(自由)를 의미한다. 죄와 복, 손실과 이익이 더 이상 나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이니 이런 것들은 오로지 망념 속에 있을 뿐이라서 더 이상 나의 관심사가 아니게 된다.
여기서 어느 한 쪽을 향해 움직이면서 인과를 만들어내는 그 마음의 움직임이 영원히 사라진 자리가 적멸(寂滅)이다. 이것은 주관과 객관이 다 떨어진 자리이다. 또한 적멸한 성품은 대자유(大自由)인데, 대(大)가 붙은 것은 현상계에서뿐만 아니라 진여법계를 모두 포함한 자유이다. 그러므로 죄와 복, 득실을 따로 묻고 찾지 말라고 하는 것은 곧 자연스럽게 일체가 돌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무위(無爲)가 된다. 진여대용의 성품은 무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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