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꽃이 핀 야외로 나가 즐기려는 상춘(賞春; 봄을 즐김) 문화는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조선의 세시기(추재집; 조선후기 시인 조수삼의 시가와 산문을 엮어 1939년에 간행한 시문집)에 보면 "도성 안팎으로 여러 곳에 꽃을 심었는데, 많은 남녀가 모여 술을 마시며 종일토록 즐기며 꽃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된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이런 내용을 보면 옛 시절에도 살구꽃, 복숭아꽃, 버들, 연꽃 등 다양하게 봄에 피는 꽃들을 보면서 옛 사람들도 봄을 만끽했다는 것을 이야기로 알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면서 봄꽃놀이는 더욱 본격화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일제는 현재의 창경궁을 창경원이란 이름으로 격하하여 2천 수가 넘는 벚꽃을 심어 이른바 '밤 벚꽃놀이' 문화가 열리기 시작하였고, 이때가 되면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1922년에는 30만여 명, 1924년에는 41만여 명, 1940년에는 100만여 명을 기록할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벚꽃을 일본의 상징으로 보았던 조선의 대다수 대중매체에서는 이러한 것에 대하여 과소비, 향락문화, 무질서 등의 부정적인 측면을 끊임없이 보도하여 기록으로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밤 벚꽃놀이'는 6.25 전쟁으로 중단되었다가 1952년 4월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계속되다가 그 이후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우리의 궁궐을 일제가 동물원과 식물원으로 격하시킨 것과 더불어, '밤 벚꽃놀이'가 일제의 잔재라는 논란이 확정되면서 창경원의 '밤 벚꽃놀이'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창경원 내에 심어져 있던 벚나무 대부분은 현재의 구의동에 위치한 어린이 대공원과 여의도 봄꽃축제가 열리는 여의서로로 옮겨졌습니다.
그 이후로 2005년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에서 시작된 '여의도 벚꽃축제'라는 이름이 2007년에 '여의도 봄꽃축제'로 바뀌면서 현재의 봄꽃놀이 문화로 새롭게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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