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이 넘어와 남한이 들썩이던 때가 1968년이었던가?
나는 그때 지금의 초등학교인 국민학교 3학년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부친께서 미군부대에서 비공식적으로 유출되는 잡다한 군수물자 중 일부를 중간 유통하는 사업을 하였던 터라 당시에 미군의 주요부대가 주둔했던 곳인 파주 법원리부근 적성으로 가는 길목에 중간지역인 당시 지명으론 '곰시'라는 곳, 지금의 정확한 지명으로는 웅담2리(곰소)라는 곳에 거주하고 계셨는데, 나는 평소 때는 서울에서 조부모와 함께 지내며 학교를 다니다가 방학이면 부모님이 계신 당시 지명인 곰시(곰소)에 와서 방학내내를 보내곤 했었다.
아무튼 그날 밤 아버지는 야밤에 비상이 걸렸다고 동네 사람들과 함께 예비군 군복을 입고 소총까지 들고 야간 경계를 하러 나가시고 어머니와 나는 동생들과 함께 불안한 밤을 보내던 그 때 그 밤을 '곰시'라는 마을을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곤 한다.
또한 여름방학이면 앞 개울가에 흐르는 맑은 물에서 물고기도 잡고 물놀이도 하던 기억 역시 아련하게 남아있고, 그때 외진 동네의 순박한 마음씨를 가진 동네의 아이들이 서울에서 온 낮선 나를 무척 반가워하면서 같이 놀아 주던 그 때 그 시절이 하늘에 무지개가 떠 오르듯 환하게 떠 오르곤 한다.
그러한 '곰시'라는 동네를 그야말로 정확하게 50년이란 반세기가 흐른 오늘 자전거를 타고 가보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그동안의 세월이 말해주듯이 그 당시 '곰시'를 가려면 서울역 부근에 있는 버스터미널에 가서 버스를 타고 3~4시간 동안 털털거리는 비포장도로를 오르락 내리락 스릴을 느끼며 갔던 기억이 아득하게 떠오르곤 하는데, 50년이 지난 오늘 나는 집에서 자전거를 타고 정확히 3시간 20분 만에 그때 그 장소를 가게 되었다.
물론 오늘에 가 본 그 때 그 장소는 50년 전에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려 기억 속에 그 장소는 사실상 사라졌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그러나 그 때 그 시절의 어린 나 그리고 어린 동생들과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젊었을 때 아버지와 그리고 현재 요양원에서 요양 중에 계시는 어머니의 젊었을 때의 모습이 아직도 내 마음 속에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 내게 있어서는 더 없이 좋은 선물이 아니었나 생각하며 돌아오게 되었다.
라이딩 지도 (지도를 클릭하면 크게 보임)
라이딩 코스 :
집 - 의정부 발곡역 (중랑천 자전거 길) - 덕정 - 신천자전거길 - 웅담2리(곰소) - 적성 - 감악산 - 양주군 남면 - 신천자전거길 - 덕정 - 의정부 발곡역 - 집 (106Km)
신천자전거길
웅담2리 가는 길
주변에 군 훈련장이 산재해 있어 개발이 안되어 있고 차량통행도 적어 자전거 타기가 좋은 길이었다.
반세기 전 추억의 '곰시' 마을 - 50년 전 개울가 시골마을은 전원주택으로 대치되어 있었다.
물고기를 잡고 물놀이를 하던 당시로는 커다란 개울가는 이렇듯 소량의 물이 흐르는 개울가로 변해 있었다.
동네 어귀에 마을 이름을 새긴 거석의 비각앞에서
50년 전에는 파평산 줄기의 이 암산 옆을 지나려하면 마치 성스러운 기운 같은 것이 있을 것 같아 지나다니기가 꺼림직 한 곳이었는데, 오늘 날에는 이 산 옆 뒤로 커다란 골프장이 들어서 있어 참으로 아이러니 했다.
감악산 출렁다리를 배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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