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및 시간 : 2018년 10월 3일 토요일 (오전 9시30분 ~ 오후 6시 30분)
날씨 및 기온 : 오전 10시까지 짙은 안개, 맑고 18도 내외
코스 및 거리 : 양구 - 인제 - 원통 - 해안 - 양구 ( 대략 107Km )
양구 시외버스터미널 - 창리고개(양구읍 남면 창리소재) - 두무리고개 - 관대리 - 인제38대교 전망대 - 관대두무로 임도 - 군축령 - 인제 (38.5km)
인제 - 원통읍 - 서화면 - 해안면 - 돌산령터널 - 양구 (68.1km)
당초에는 양구 광치령 옛길을 넘어 원통으로 해서 해안면(펀치볼)을 통과하여 돌산령을 넘을 계획이었으나, 양구에서 인제로 가는 또 다른 길인 관대리 길이 차량통행이 적고 또한 산과 강으로 둘러쌓인 지역이라서 아직도 개발이 덜 된 친환경적인 지역이라는 판단아래 자전거 라이딩하기엔 최적의 장소로 여겨져서 광치령 옛길을 포기하고 관대리 길과 관대두무리 임도길을 택하여 라이딩을 하였다.
이 도로는 여러가지로 살펴보면 양구에서 나오는 도로 중에서 가장 경제성이 없는 도로라서 어떻게 산과 강으로 둘러쌓인 이곳에 깨끗하게 포장이 된 2차선 도로가 생겼는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는데, 인제 38대교 주차장 및 전망대에 설치된 안내도를 보니 그 의문점이 풀렸다.
이곳은 육군 3군단 사령부가 있는 곳인데, 양구에 3군단에 소속된 사단이 있으니 만큼 당연스럽게 군사적으로 중요한 도로가 아니었겠나 하는 판단이 들었다.
양구읍을 가로질러 파로호로 연결되는 서천을 따라 설치된 자전거 길
양구읍 남면쪽으로 이어지는 서천 뚝방길
라이딩 중에 만나는 첫번째 고개인 창리고개(가칭)
이 날 양구는 짙은 안개와 더불어 아침 기온이 낮아서 초가을 옷차림으로 준비해간 자전거 복장이 엄청 추웠다. 덜덜덜..
양구에서 신남으로 가는 46번 도로
90년대까지만 해도 이 길이 양구에서 서울로 가는 주 도로였는데, 그 후로 양구에서 춘천가는 길이 터널로 40분 거리로 뚫리면서 이 길은 홍천쪽 방면으로 가는 길로만 사용이 돼서 대체로 한산하였다.
두무리 고개에서
두무리의 천연산림들
두무리 내리막 도로
두무리 고개를 넘어서 계곡을 따라 수 킬로를 내려가는데, 맑은 공기와 더불어 주변 경치가 굉장히 좋다.
두무리 마을에서 관대리 마을로 넘어가는 고갯길
이곳은 조선시대 때 있던 역(驛)으로 마노역(馬奴驛)이라 칭하여, 기마가 2필, 복마가 4필, 관리가 5명, 노가 15명, 비가 8명이 있었다한다.
그리고 이 지역명은 조선시대 때에는 관(冠)터 또는 관대(冠垈)라 하였는데, 1916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개운리(開運里)와 대흥리(大興里)를 병합하여 관대리(冠垈里)라 칭하기 시작하였다한다.
소양강이 한폭의 풍경화로 보이기 시작한다.
관대리 마을
이곳은 풍경화 속에 나오는 그림같은 마을이었다. 이곳이 교통이 좋은 곳이거나 혹은 수도권 근처에 있었다면 이런 곳이 남아있었을까.....ㅎㅎ
그러나 여기도 부동산 개발업자와 주머니가 빵빵한 도시의 아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면 얼마지나지 않아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아 이러한 풍경을 다시 또 볼 수 있을까? 아쉬울 뿐이다.
인제38대교
인제38대교 전망대에서
인제38대교를 지나면서 시작되는 소양강을 따라 이어지는 관대두무리 임도길
이 도로는 85년에 군의 공병대대가 작전도로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었던 도로 였는데, 일반 차량이 다니기는 사실상 어렵고, 인제군에서는 소양강 둘레길이란 이름으로 도로 안내판을 붙여놨는데, 이곳을 찾는 트래커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도로의 30%이상이 이렇듯 돌길인데, 더더욱 이번 여름 수해에 도로 노면이 많이 패여서 더욱 거칠어진 노면이 도보로 다니기에도 힘들어 보였다.
사진에서 보듯이 평지는 그나마 양호한 편인데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은 그 정도 심해서 산악 자전거로 다니기에도 상당히 긴장을 하며 오르내려야 해서 일반 임도에 비해 두배 정도의 체력이 요할 정도로 힘이 들었다.
소양강이 휘어지는 물길을 따라서 임도가 이어져 도로를 따라가며 바라보는 주변 경치는 정말로 좋다.
임도 중간에 이렇듯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어쩌다가 오가는 나같이 특이한 나그네나 한번쯤 들르러 오는 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ㅎㅎ
이 도로 공사를 하다가 순직한 병사들의 충혼비가 설치된 전망대이다. 1985년이라고 하니 지금으로부터 33년전에 이 도로를 만들다가 아마도 불의에 사고로 순직을 한 모양이다. 젊은 청춘들이 느닷없는 사고로 인한 순직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가져본다.
인제대교가 눈앞에 보이는 것을 보니 임도 끝무렵에 도달된 모양이다.
군축령
인제 대교를 건너자 마자 인제로 들어서는 터널이 나오는데, 이 터널이 생기기 이전 80년대 까지는 터널 위로 뚫려있는 고갯길을 넘었다. 이 고개 이름이 군축령이라 하는데, 글자 그대로 군인이 축성한 고갯길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자전거는 터널통과는 안되고 이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인제 원통을 지나 해안면(펀치볼)으로 가는 길에 월학리 부근에 팔각정 휴게소에서
대암산 용늪 가는 길
이 길은 80년대 초에 본인이 속했던 군 공병대대에서 대암산을 우회하는 작전도로를 1년에 걸쳐 공사를 하여 개통을 한 것인데, 지금은 대암산 용늪 가는 길로 사용되고 있다. 벌써 37년이란 세월이 흘러 이렇게 자전거로 타고 와서 이 곳을 보면서 지나니 감개가 무량하다.....^^
해안면(펀치볼)의 전쟁기념관
이곳에서 출입신고를 하면 민통선 내에 있는 을지전망대를 오를 수 있는데, 을지전망대는 대략 900여미터 높이에 있는 전망대로서 이 곳에서 보는 남과 북의 좋은 경치를 모두 볼 수 있다. 이곳에 제 4땅굴도 위치해 있는데 개방은 되지 않는다.
해안면의 병풍처럼 둘러쌓인 산악지형
이곳은 인간이 생겨나기 전에 큰 운석이 떨어져 마치 사발그릇 같은 지형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한국전쟁 당시 외국인 종군기자가 둘러쌓인 봉우리 중에 하나인 가칠봉에서 내려다 본 노을진 분지가 마치 칵테일 유리잔 속의 술의 빛깔과 같고, 해안면 분지의 형상이 화채그릇 (Punch Bowl)처럼 생겼다는 뜻에서 펀치볼이라 붙여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이곳 지명인 해안(亥安)은 바다해(海)자가 아닌 돼지해(亥)자를 쓰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 사람들이 정착하기 전에는 이곳이 습지로 이루어져서 뱀들이 무척 많은 곳이었다고 한다. 농사를 짖기 위해 들판에 나서면 너무 많은 뱀으로 인하여 사람들의 피해가 컸는데, 이를 퇴치하기 위하여 돼지를 야생으로 풀어놓아 수년 간에 걸쳐 뱀들을 퇴치하여 돼지들의 공로를 인정하여 돼지 해자를 쓰는 지명을 넣었다고 한다.
참고로 돼지는 지방층이 두꺼워서 뱀에게 물려도 뱀의 독이 혈관까지 침투하지 못해 뱀독이 돼지 생명과는 무관하다고 한다. 반면에 돼지는 잡식성이라서 돼지에게 뱀은 좋은 보약성 먹거리가 아니었을까 추정해본다....^^
돌산령 터널입구에서 바라 본 해안면
언제 또 이곳을 자전거로 올 수 있을까하는 아쉬운 마음에 마을을 나가면서 한 장 담아본다.
돌산령 터널 입구에서
본래 계획은 돌산령을 넘으려 하였으나 관대리 두무리 임도에서 시간과 체력이 너무 지체되고 떨어져서 고개를 넘다가 깜깜해진 밤길을 헤맬 것 같아 포기하고 터널로 돌산령을 대신하고 양구로 향했다. ( 터널의 해발 고도가 600미터가 넘기 때문에 터널로 통과하는 것도 그리 쉽게 가는 길이 아니다. 참고로 돌산령 해발 고도는 950미터 정도이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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