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 예봉산장-견우봉-직녀봉-팔당리
시 간 : 2005년 11월 5일 12시 - 17시
날 씨 : 약간 흐리고 시원함
인 원 : 22명
2005년 가을을 마지막으로 보내는 것이 아쉬웠던가? 가을의 끝자락에서 산과 강을 만나기위해 몸과 마음속에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리고 오래전부터 자주 지나다녔지만 전혀 발길을 올리지 않았던 산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서울에서도 내가 사는 태릉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남북한 두 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예빈산(禮賓山, 683m)은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과 조안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다시 알아보니 예봉산의 원래 이름이란다.
산행안내를 설명하는 많은 글들은 산행기점을 중앙선의 팔당역 부근 굴다리로 잡고 있었지만 우리는 시작부터 산행리더와 엇갈린 행보속에 정확한 산행기점을 찾지 못하였다. 이글을 쓰면서 이곳에 지리를 다시 찾아보니 아마도 우리는 계획했던 기점보다 양수리 방향으로 1km정도를 더 지나쳐서 산행을 시작했던 것 같다.
이럭저럭 산행을 시작한 기점은 처음부터 가파르게 오르는 숲속길인데 한참을 올라 뒤를 돌아보니 저멀리 한강변과 하남시에 아파트가 아른거리며 보이기 시작한다.
가파른 등산로는 울창한 숲길로 대부분 소나무와 굴참나무로 이루어져 1시간 30여분을 오르니 능선상에 첫봉우리인 견우봉에 닿았다. 이곳에서 약 20-30m쯤 떨어진 바위봉우리에 오르니 주변 조망이 너무 좋다. 내려다 본 아래에 풍경은 1970년대에 준공된 팔당댐에 물이 가득차 있는 팔당호로 인해 더욱 운치를 자아내는 듯하다.
예빈산(예봉산)은 좌측으로 방향을 바꾸어 북서쪽으로 주능선을 따라가야 한다. 지척에 잇는 직녀봉에 이르니 오후2시쯤 되었다. 점심때에 시작한 산행이 오후2시에 이르니 허기가 졌다.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며 직녀봉에서 점심을 끝낸 우리는 늦가을에 일몰을 대비해서 하산길을 서둘러야 했다. 직녀봉에서 예빈산까지는 가까운 거리지만 시간이 없는 관계로 양수리쪽으로 능선길을 찾아 내려섰다.
미련이 남아 뒤돌아보니 견우봉과 예빈산 직녀봉 모두가 비슷비슷한 높이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것을 알수 있었다. 동쪽으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양수리)가 보이고 남쪽으로는 팔당호의 넓은 강물이 발 아래 푸르다. 그 강을 건너 검단산이 자리한다.
다산 정약용, 약전, 약종 형제가 능내리의 여유당에서 집 뒤 능선을 따라 쉬엄쉬엄 올라와 이곳까지 와서 학문의 도를 밝혔다하는 이곳은 예봉산에서 조금 더 지나 철문봉에 오르면 한양에 백운대가 보이고 남장대가 시야에 들어온다한다. 아마도 이들에게는 이곳에서 임금이 계신 궁궐을 보며 심리적으로 이미 한양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고 나라를 위한 큰 꿈과 기상을 세웠으리라...
산행을 마치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마침 나온 김에 두물머리 쪽으로 나가 능내리에 있는 다산 정약용의 묘소와 기념관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이미 지칠대로 지친 산행친구들과 2005년 마지막 가을을 아쉬움속에 보내기위해 뒤풀이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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