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 북설악 신선대 능선
시 간 : 2005년 6월 5일 12시 - 18시
날 씨 : 맑고 바람한점없이 무더움
인 원 : 2명
설악산 최북단 고갯길인 미시령에서 북쪽 방면으로 나란히 하는 능선 하나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백두대간 구간인 미시령에서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중간에 동쪽 학사평 벌판으로는 길게 뻗어있는 신선대 능선이다. 지도
이 능선은 암릉 자체의 멋도 멋이지만 설악산 최고의 암봉인 울산바위의 전경과 학사평 벌판, 동해가 멋지게 펼쳐지는 조망이 좋은 산행로라 할 수 있다.
이 능선은 얼마 전만 해도 릿지 등반길로 중급 수준에 바위꾼들이 오를 수 있었던 암릉이었지만, 이제는 우회로가 뚫리면서 곳곳에 밧줄이 매어져 있어 웬만한 사람은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능선이 됐다.
이 산행에 들머리는 미시령 고갯마루에서 약 6km쯤 내려가면 왼쪽으로 첫 갈림길이 나온다. 이 길로 200m쯤 내려간 지점의 삼거리에서 왼쪽이 화암사 가는 길로 잠시 오르면 잼버리 야영장이 나오고 더 오르면 화암사 일주문이 나오면 그 안으로 들어서서 불교용품 매점 부근 200m 지점에 수암을 오르는 산행로가 보인다.
이곳은 속초에서도 오지로 속해 아직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아 이곳에 자가용이 없이 접근하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 산을 내려와서도 콜택시 전화번호를 미리 숙지한 후 콜택시를 부르는 것이 좋다. (콜택시 요금도 메터기로 계산하니까 요금 걱정은 덜어내도 좋다.)
가파른 나무계단 길로 시작하는 등산로는 약 500m 위쪽에 이곳 화암사의 명물인 수암 앞쪽 능선으로 이어진다. 수암 앞에서 솔숲 사이로 난 완경사 능선길을 따라 1km쯤 오르면 이윽고 이 능선의 명물인 신선대 위로 올라선다. 밋밋하고 긴 암릉이 100m 이상 길고 시원스레 뻗은 신선대는 동해로부터의 샛바람이 미시령으로 치달아 오르는 통로 격인 거대한 학사평계곡 한 가운데에 서 있다.
신선대 이후로는 완경사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그러다 갑자기 나타나는 암릉길로 접어드는 데 얼마 전만 해도 이 암릉 구간에는 길이 없어 일반 등산객들은 접근하기 어려운 구간 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우회로가 생겨 넘기 어려운 암릉은 대체로 오른쪽으로 우회를 하는데 (왼쪽 방면은 대체로 가파른 절벽) 그 우회로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마치 80년대 설악의 능선을 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능선 길은 암릉을 우회하기도 하고 혹은 암릉 위로 이어진다. 능선 길은 곳곳에 로프가 매어져 있어 길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데, 얼마간 걷다가 암부 위로 나서면 울산암을 뒤돌아 보고 가다가 멀리 동해 바다를 보며 오르는 이 암릉 산행은 여유롭고 좋다.
오른쪽으로는 긴 산등을 드러낸 울산바위가 엄청난 숫기를 뿜으며 솟아 있고, 그 아래로는 드넓은 학사평 벌판이 펼쳐져 있다.
암릉길로 접어들어 얼마간 오르자 앞에 높은 절벽을 가진 820m봉의 커다란 암봉이 가로막고 나선다. 이 봉도 우측으로 우회해야 한다. 북사면으로 100m쯤 가파른 길을 내려갔다가 다시 급경사 길을 오르면 이 820m봉 동쪽 옆 능선으로 올라선다.
< 암봉과 울산바위 >
< 820m 암봉 >
다시 경관좋은 암릉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르자 이 능선상에 명물인 구멍바위가 나타났다. 약 40-50도 경사에 바위틈 사이로 나있는 구멍바위는 입구는 넓었지만 출구쪽이 좁아 큰 배낭을 메고 나가기는 조금 힘이 들었다.
< 구멍바위 >
7부 능선위로는 전망좋고 앉아서 쉬기좋은 암봉들이 많아 여유롭게 전망을 즐길 수 있었지만 워낙 날씨가 더운 탓에 햇빛을 피해 나뭇 그늘이나 바윗 그늘을 찾게 되어 여유로운 전망은 하지 못하였다.
< 황철봉과 연결된 백두대간 능선 >
< 미시령 고개마루 >
< 학사평 벌판과 동해바다 >
< 울산바위 >
구멍바위 이후 얼마 가지 않아 암릉이 끝났고, 큼직한 암봉을 하나 왼쪽으로 우회하자 곧 신선봉 주능선 상의 샘터가 나타났다. 마침 1리터정도의 물이 거의 고갈이 된 상태에서 만난 샘터는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 샘터 >
산행은 이 암릉길을 올라 미시령 마루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되는 샘터에서 백두대간 길을 따라 상봉(1244m)을 지나 화암재에서 동쪽 계곡으로 빠져 다시 화암사쪽으로 내려가는 원점회귀형 산행이기에 샘터에서 얼음물 같은 물을 한 모금 마신다음 병에 식수를 가득 채우고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 백두대간의 마지막 구간중 일부분이기도 한 상봉과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 능선상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과 저멀리 울산바위 >
샘터에서 상봉까지는 약 800m의 숲속 능선길의 완경사 오르막길 이었다. 상봉 정상은 2m쯤 되는 돌탑이 쌓여 있었다.
울산바위는 이미 올라온 능선 뒤로 숨어 버렸지만 북쪽 대평원지대 풍광이 시원스럽다. 사실상 이 산행에 꼭지점은 상봉이었기에 이곳에서 정상정복 사진촬영을 하고 주변 경관을 보면서 한숨을 놓았다.
< 상봉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주능선 >
< 상봉에서 바라본 신선봉 >
이제 상봉부터는 굵은 로프가 매어진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30여 분 조심스런 산행 끝에 다소 급한 능선길을 10분쯤 내려가자 화암재 안부다.
화암재 동쪽 계곡 길은 가파른 흙사면인 데다 숲이 깊어 내리막길이 만만치가 않다. 그러나 숲길이 부드러운 흙길에 울창한 숲으로 형성되어 있어 더운 날씨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져 그나마 내리막길을 수훨하게 해 주었다.
< 화암재에서 바라본 상봉 바위능선 >
< 화암재에서 내리막 흙길 >
내리막길은 생각보다 길고 험하다. 2km쯤 내려가자 우측의 암반 풍치가 눈에 들어온다. 길은 골 왼쪽으로만 길게 이어졌고, 하류부에 이르자 교통호처럼 깊게 팬 고랑 옆을 따른다.
지루한 발걸음을 반복하다가 우측 저편 약 50m까지 계류가 다가온 곳에서 우측 갈림길이 나온다. 징검다리로 계곡을 건너 숲지대를 빠져나가자 불교용품 매점에서 1.5km 아래의 일주문이다.
< 6월인데도 아직 목련이 피어있는 계곡 >
화암사에서 샘터가 약 4km, 샘터에서 화암재까지 약 2km, 화암재에서 일주문 약 5km에 일주문에서 주차장까지 1.5km를 더하면 총 13km쯤 되고 6~7시간 걸리는 코스다. 만약 출발이 늦어졌거나 급비탈 계곡 하산이 자신 없다면 샘터에서 미시령휴게소로 내려가도록 한다. 샘터에서 미시령까지는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완경사 내리막길이다. 더 편한 산행길로 미시령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샘터에서 역으로 내려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 하일라 리조트에서 바라본 신선대 능선과 상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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