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 낙엽송 삼거리 - 능선 - 동마내미 고개 - 화인봉 - 지장산 - 잘루맥이 고개 - 관인북봉 - 관인봉 - 성터 - 계곡
일 자 : 2006년 2월 19일(일) 10시 - 17시
날 씨 : 따뜻하고 맑음
인 원 : 13명
지장산(보개산 877.2m)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에 위치하며 동쪽으로 관인면 삼율리와 남쪽으로 관인면 중리에 접하고 있다. 산을 접근하는 접근로는 일반적으로 관인면 중리쪽 저수지부터 시작하는데 지도를 살펴보니 북쪽으로 고대산과 맥이 이어져 있어 산행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신탄리쪽에서 올라 남쪽으로 남하하는 경로를 통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해 본다.
여기저기 올라온 기록으로는 보개산 상봉이 스님의 머리같이 생긴 바위로 되어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의 지붕구실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하며, 위치적으로 남쪽에서는 최북방 산으로 민간인에게 개방이 된 시기는 근래에 일이라 한다.
사실 지장산 하면 산보다는 맑은 물이 철철 넘치는 길이 5km쯤 되는 지장계곡을 더 알아줘서 한여름 가족 피서지로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공식 지명은 '지장산'이라 하나 옛 지리관계 문헌들은 '보개산'이라 명하고 있고 한편으로 이 산의 상봉을 환희(歡喜)라 부르기도 하며, 주변 산 지명이 화인봉, 관인봉으로 그 뒤를 이어주는데, 이 지명은 많은 산 지명이 그렇듯이 모두 불교에서 유래한 것이다.
또한 예전에는 용화사, 운은사 등 많은 사찰들이 있었으나 6.25때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흔적조차 없는데, 아마도 전방의 요새지대로 인해 전쟁때 화마를 피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리라 추측을 해본다.
보통 산행은 동남쪽의 지장계곡에서 삼형제 바위를 올라 북대와 화인봉을 거쳐 상봉에 이르는 능선의 기복이 심한 암릉 구간으로 진행을 하며, 산행은 앞뒤쪽으로 모두 높은 절벽을 지나게 되어 초보자나 중급자 모두 조심스런 산행을 해야 하고, 겨울철 산행에는 보조자일과 아이젠등을 필히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계곡에서 지도상에 표기점인 낙엽송 3거리에서 향로봉과 삼형제봉을 지나친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무척 가파러서 산행 초반부터 무척 힘이든다. 남쪽 방면으로 향한 임도를 올라 잠시 숨을 한번 고르고 다시 능선 마루턱까지 치고 오르기 시작했다. 약 40분쯤 오르니 능선상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전망에서 우리가 가야할 능선이 시원스레 보인다. 아울러 주변 경치가 사계절 중 가장 안좋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전망은 너무도 좋다. 북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보개산 줄기와 계곡 건너 관인봉의 줄기가 저멀리 뿌연 안개와 함께 훤히 바라다 보인다.
능선을 올라서니 크고 작은 바위를 올라서거나 우회하면서 진행하는데 곳곳에 녹은 눈이 다시 얼어붙어 산행을 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는 듯 하다. 등산로는 능선을 올라붙는 릿지등반이라 가는 길을 잃어버릴 염려는 없다.
올라왔던 능선길에서 갑자기 내리막길이 나오니 회원들이 이구동성 한마디씩 한다. 역시 우려했던대로 다시 오르는 능선길은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게 해서 아기자기한 산행길이 곳곳의 난코스를 밧줄에 매달려 오르내리는 길이 마치 도봉산 능선을 오르내리는 듯 하다.
지도지명상 표기점인 동마내미 고개에 다달으니 바로 앞을 가로막는 거대한 봉우리가 모든 이들을 부담스럽게 한다. 바로 상봉에 전초점인 화인봉(810m)이다. 그 너머에 우리가 가야할 꼭지점인 지장산이 있다. 거칠게 오르는 화인봉은 꼭 정상처럼 높기만 하다.
화인봉 양쪽은 절벽지대며, 약한 나이프 릿지(칼날능선)지대이다. 화인봉에서 지장산까지는 오르내림이 완만하고 군인들이 통나무나 넙쩍한 돌로 성처럼 쌓은 긴 교통호를 지난다. 길게 이어진 교통호는 지장봉 등산로가 되어 산행을 편하게 했다.
지장산을 접근해보니 거대한 암봉이긴 한데 오래된 노화암봉이라 암질은 그다지 좋지않은 푸석바위이다. 이때 회원중 처음나온 한분이 갑자기 미끌어져서 오른쪽 옆꿈치를 잡고 움추린다. 산 곳곳에 녹은 눈이 다시 얼어붙어 산행을 하는 회원들에게 무척 고통을 주는 듯 했다. 지장산 상봉은 동북쪽 그늘진 산비탈을 타고 오르는데 70도 정도의 경사길에 미끄러운 얼음길이 상당히 조심을 요하게 하였다.
지장산 정상은 헬기장이다. 아마도 6.25때 격전지였던 만큼 군인들에게는 이곳이 작전지대로서는 중요한 전략거점이었던 모양이다. 정상에서 정복(?)기념사진을 찍고 내리는 능선길은 곳곳에 빙판길이 또다시 산행을 어렵게 한다. 어느 정도 내려오니 중간에 고대산 줄기와 삼거리를 형성하며 갈라지는데, 이후로는 완만하게 잘루맥이 고개 안부로 떨어진다.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하며 허기진 배를 채우며 다음 산행을 준비를 했다.
13명의 회원이 늦은 점심으로 많이 지쳐있기도 한데 우리는 다시 동쪽 능선인 관인봉 능선을 향해 오르기 시작했다. 빨리 오른다고 기존 길을 무시하고 오르는 능선에 힘이 들었건만 묵묵히 오르고 있는 산친구들이 모두가 자랑스러워 보인다.
어느 정도 오르니 관인북봉에 이르렀다. 이곳 역시 군인들이 참호를 파놓아 정상 봉우리가 조금은 헷갈린다. 능선을 따라 이젠 반대쪽인 남쪽을 향하니 이 능선역시 그다시 쉬운 능선길은 아니었다. 더구나 곳곳 낙엽속에 얼어붙은 빙판길이 산행길을 아주 위험스럽게 한다. 곳곳에 암봉을 우회하며 한동안 완만하게 오르락 내리락하니 관인봉에 이르렀다. 이곳에서 잠시쉬면서 지나온 산행에 대한 지친 심신을 가다듬으며 담소를 나눈다.
나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동우회 회원과 같이한 팔당의 예봉산과 더불어 이곳 지장산능선이 무척 마음에 들어 언젠가 시간이 되면 다시한번 찾아보리라 생각해본다.
관인봉에서 중리로 향하는 주능선을 여러가지 여건상 포기하고 중간에 성터로 내려오는 길은 무척 가파렀다. 가파른 능선길을 내려오다보니 곳곳에 옛 성터유적이 뚜렸이 눈에 들어온다. 아마도 이곳 철원에서 소개한 바로 향토유적 36호로 지정된 보개산성지인 모양이다. 이 성터는 궁예가 부하 왕건에게 왕위를 찬탈당한 후 웅거했던 곳이라 한다. 지금은 대부분이 거의 무너진 상태라 그 규모는 알 수 없었지만 곳곳에 남아있는 천연요새의 성터는 역사속에서 치열한 전투속에 전사들의 고통이 얼마나 있었는가 짐작을 해보게 된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계곡가에는 이제 녹기시작한 계곡물이 차거운 기운을 가지고 우리를 반긴다. 조금은 고생스런 산행이었지만 그러기에 더욱 보람이 있는 산행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2월의 해빙기 산행을 마감했다.
'야외활동 >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과 함께 천마산 산행 (0) | 2006.08.28 |
---|---|
도봉산, 삼각산의 작은 폭포들 사진 (0) | 2006.07.01 |
백두대간 마지막 구간 중 새이령까지 (0) | 2005.12.18 |
2005년 마지막 가을이 아쉬워... (0) | 2005.11.05 |
암벽 연습 사진 (0) | 2005.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