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시외버스터미널에서 양덕원행 표를 구입하여 7시 20분에 출발하는 홍천행 버스를 타고가다 기사에게 양해를 구하여 신당고개에서 내리니 늦가을에 강원도 날씨답게 을씨년스러운 바람이 불어댄다.
일단 홍천휴게소에 들러 커피한잔과 화장실을 들러 산행준비를 하고 9시경 산행 머릿길을 찾아 용문쪽 방향으로 300여미터 내려오니 산을 오를 수 있는 콘크리트 임도가 있다.
산 초입으로 올라서니 옛 신당도로 고갯 길에 멍멍이를 사육하고 있었는데 사육장을 지나고 산등성이를 한동안 오를 때까지 그 멍멍이들의 환송소리를 들어야 했다.
싸늘한 늦가을 바람에 귀가 시려워 손으로 귀를 싸메고 20여분 만에 능선에 올라서니 화사한 햇살 속에 고압선 철탑과 또 다시 해후를 하게 되고 그 철탑을 지나니 여지없이 임도가 나타난다.
여하튼 산행 초기부터 화사한 가을 햇살과 더불어 편안한 임도를 따라 산행길이 이어지니 마음은 그리 싫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능선길은 임도를 따라 가는 듯 하더니 이내 헤어지면서 산길을 올라서게 되는 데 산길은 눅눅한 낙엽이 깊숙이 덮여 산은 이미 겨울을 맞이하는 듯 했다.
깊이 덮힌 낙엽을 밟거나 걷어내며 산을 오르락 내리락 하니 남쪽 청운사방향에서 오르는 중년의 남녀 등산객을 만나 잠시 인사와 환담을 나누니 방향은 같으나 그들보다 갈길이 먼 나는 먼저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1시간 남짓 능선을 오르니 갈기산 전에 암봉이 나타났다. 암봉 왼쪽으로 난 가파른 길을 기어오르니 북쪽사면에 며칠 전에 내린 듯한 눈이 그늘에 녹지 않은 채 낙엽을 덥고 있어 산행을 하는 데 한층 더 위험스럽게한다. 조심스레 북쪽 사면을 오르니 굵은 나이론 밧줄이 암봉 위로 오를 수 있게 설치되어 있어 밧줄을 잡고 암봉 위를 오르니 남쪽방향의 용문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잠시 아래 경관을 내려다 보다가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갈기산(685.4) 정상이다. 정상에는 비석문과 주변 지도판이 설치되어 있었고,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을 보니 평소엔 대체로 많은 등반객이 찾는 산인 듯 보였다.
정상에서 10여분 아래에 있는 부부바위라는 곳이 있어 중년에 들어선 나는 아내와 함께 우리 부부의 건강을 마음속으로 빌면서 부부바위 사이로 돌 2개를 던져 넣었다.
산행 길은 갈기산에서 일단 북쪽방향으로 크게 휘어져 내려선다. 고도를 100여 미터 내려서다 580여 미터되는 봉우리에서 다시 남동쪽으로 ㄱ자로 휘어져 발귀현으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잠시 산행길을 혼동하여 지도와 나침반을 꺼내 독도를 하였다.
오늘은 산행초기부터 낙엽을 수북히 밟으며 행여 미끄러질까 조심스런 산행을 해왔는데 이곳 지역엔 소나무가 많아 쌓여진 솔잎이 비탈진 길을 내려서는데 참나무 낙엽보단 덜 미끄럽게 하였다.
발귀현 근처에 도달하니 12시경. 따뜻한 양지와 더불어 주변경치가 괜찮은 곳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하고 발귀현 절개지를 내려서니 고도 250여 미터의 낮으막한 고갯길은 마치 시골의 윗동네와 아랫동네를 갈라주는 구릉지대와 같았다.
< 점심을 먹으며 한 컷 >
산길을 올라 능선에 올라서니 다시 임도를 만나게 되어 임도를 따라 산행을 하는 데 이번 임도는 능선과 많이 떨어져 있어 능선 길을 찾으려 임도를 따라가며 길을 찾았으나 능선을 올라설 틈이 보이질 않는다.
30여분 임도를 따르다 능선과 갈라지는 곳에서 사면을 올라 힘들게 능선에 올라붙어 시루봉 (504.1)에 오르게 되었다.
시루봉은 500여미터의 얕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동서남북 경관이 훤하게 모두 들어오는 위치에 있었다. 동쪽으론 앞으로 가야 할 금물산이 보였고, 남쪽으론 양평군 청운면 지역이, 서쪽으론 지금까지 지나온 발귀현지역과 갈기산이, 북쪽으론 홍천군 남면지역이 훤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 시루봉 근처에서 바라본 양평쪽 방향 >
시루봉에서 금물산을 오르는 지역은 가시나무와 같이 키작은 나무가 많은 가파른 지역을 통과하게 되는데 긴팔과 긴바지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긁혀서 나중에 집에 돌아와 살펴보니 팔과 다리가 나무에 찔린 자국과 흉터가 꽤 있을 정도로 괴로운 산행길로 기억되었다.
오전에 느슨한 산행덕분에 잔나무 가지를 쥐어 짜며 눈이 덮힌 수북한 낙엽위를 밟으며 가파른 금물산(791) 정상에 올랐을 때 시간은 이미 1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발귀현 쪽에서 오르는 금물산은 사람들이 많이 찾지않은 방향이여서 그런지 산행길이 뚜렷하진 않았는데 아마도 양평쪽 성지봉에서 연결되는 능선길을 주로 이용해서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금물산 정상부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내리막길을 느슨하게 내려가다 다시 782.9봉을 오르기 위해 오르는 오르막길이 몹시 힘들게 한다. 가파르고 미끄러운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르니 한 뼘넘어 보이는 봉우리가 정상인듯 하다. 다시 힘을 내어 산을 내려섰다 782.9봉을 오르니 저멀리 오늘의 목적지인 상창고개와 연결되는 임도가 뚜렷하게 보이는데 시간은 이미 16시 30분이 넘어서고 있고 해는 이미 서쪽 산머리에 가까이 내려서기 시작한다.
782.9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정확히 북쪽을 향해 내려서는데 거의 70도 이상 가파른 길에 눈이 수북한 낙엽을 덮고 있어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가 않다. 더구나 능선길 오른쪽 왼쪽이 모두 가파러서 잘못 내딛으면 30-40미터 계곡으로 떨어질 것 같다.
조심스럽게 암봉이 간간이 섞여있는 북쪽 능선을 20여분 내려서다 각도 약 15도 정도 오른쪽 방향으로 틀어서 능선길을 내려서니 그제서야 길이 조금씩 완만해지기 시작한다.
능선을 계속 진행을 하니 능선길과 방향이 틀리는 임도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어두어지기 시작한 시간대에서 만나는 임도가 반갑기도 하였다. 그러나 계속 이어지는 능선에서 숲길이 점점 어두워져서 마침내 랜턴을 꺼내 머리에 매었다.
임도와 연결되는 어느 곳에선 임도 절개지를 높게 파서 약 10여미터 이상을 미끄럼을 타듯이 내려오기도 하여 자칫하면 부상을 당할 뻔도 하였다.
시계를 보니 18시 20분. 이 시점에서 이미 해는 지고 어둠이 몰려오니 사방이 컴컴해진 상태에서 능선길을 찾아 가기엔 역부족인 상태라 임도를 따라 상창고개를 향하기 시작했다.
임도를 따라 약 30여분을 걷다보니 멀지않은 곳에서 고갯길을 오르는 자동차 엔진소리와 전조등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임도 가림막을 내려서니 19시경. 횡성과 양덕원을 있는 494번 지방도로로 나와 마침내 오늘의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어둠속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양덕원으로 택시를 불러 양덕원에 도착하니 시간은 19시 30분. 택시비는 12,000원이 나왔다. 양덕원에서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20시 30분에 상봉동행 버스가 있어 근처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한강기맥 4구간 산행을 마감하였다. 끝.
발자취 : 신당고개 - 갈기산 - 발귀현 - 시루봉 - 금물산 - 782.9봉 - 상창고개
일 자 : 2006년 11월 18일 (토) 9시 - 19시 (10시간)
날 씨 : 맑고 아침엔 쌀쌀했으나 오후엔 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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