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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이것저곳

돈 그리고 같이 더불어 사는 세상

by 우둥불 2018. 8. 23.


살아가면서 돈을 벌어 들이는 방법을 두 가지로 구분해 보는데, 하나는 고정적인 수입으로 몸에 지닌 재물로 여기면서 덧붙여 정의와 규칙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또 하나는 불규칙한 수입으로 몸에 지니지 않은 재물로 여기면서 타인에 대한 봉사로 의미를 부여해본다.


고정적인 수입은 몸에 지닌 재물이며 정의와 규칙으로 정의하는 것은 인간이 태어난 이상 고정적이고 규칙적이며 일상적인 노동을 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은 다시 말하면 고용의 안정성으로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일한 만큼 벌고, 일을 할 수 없을 때는 다시 일할 수 있게 보장해주는 사회를 뜻하기도 한다.


반면에 불규칙한 수입은 몸에 지니지 않은 재물이자 타인에 대한 봉사로 정의하는 것으로 정기적인 노동을 통하지 않고 벌어들인 수익은 분명 개인의 소유이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것이라고 여기는 의식이다. 즉, 그것은 분명 개인의 것이라고 여겨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만 쓰여선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혼자 잘 사는 것은 결국 세상에서 가장 의미 없는 일임을 일깨워주는 생각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3대 가는 부자가 없다라는 말은 부가 한쪽으로 몰리는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력과 재산을 착취하거나 탈취하면서 원성으로 부를 이루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2대 300년을 내려온 부자가 있었는데, 바로 '경주 최부자집'이다. 이 가문은 12대를 이어 부를 지켰는데, 12대 마지막 부자인 최준(崔浚)은 일제 강점기에 독립자금을 댔고, 해방 후에는 재산을 정리해서 영남대학의 전신인 대구대학교와 청구대학교를 세워 사회에 환원을 했다. 12대를 이어온 부잣집의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 수가 없는 것이다. 


이 가문의 가훈을 정리해 보면,


만석이상의 재물을 쌓지 말라
무한한 욕심을 버리고 재물이 많이 쌓이면 소작인들에게 환원하라는 뜻으로 같이 사는 세상을 의미한다.


벼슬은 진사 이상 하지 말라 
재물을 가졌으면 권력까지 욕심을 내지 말라는 뜻이다.


흉년에는 남의 논밭을 매입하지 말라
어려운 시기에 남의 원성을 사면서 부자가 되면 국가적 위급시에는 가장 먼저 죽임을 당한다.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부자라도 나라를 구제하진 못한다. 그러나 자기 집을 중심으로 일정 범위 안의 사람들을 책임을 진다는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자세이다.


현재 우리는 돈의 대한 욕망이 강력하게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어찌보면 넘쳐나는 재물의 대한 욕망때문에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 체계도 무너져 식욕, 성욕도 모두 재물욕에 덮여졌고, 돈으로 사랑이든 존경이든 명예든 간에 모든 것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내가 자라던 시기만 하더라도 돈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며 자라던 시대였다. 그런데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지금 우리 사회는 모든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며 부의 집중과 더불어 빈부격차도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여기에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개인의 감정까지 집어 넣는다면 돈의 지배는 숫자로 환산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우리는 경주 최부자집의 가훈을 보면서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다시 한번 음미해볼만한 재물에 대한 인식이며, 재물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아닐까 생각해보며 글을 정리해 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