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하는 일 가운데 하나는 나 자신을 비추어 주는 일이다. 즉, 인연으로 이루어진 상대는 나 자신의 살아있는 거울이다. 자기가 자기 자신을 보지 못하므로 인연을 통해 비추어주는 것이니 이 얼마나 신기한가?
부모는 자녀를 보고 자기를 알고 자녀는 부모를 보고 자기를 안다. 그래도 보지 못하면 그 때는 일을 일으켜 깨닫게 해 준다. 그래도 깨닫지 못하면 그 때는 오래보고 알수 있도록 인연에 의한 고통을 지속시킨다.
인연은 나의 잠재된 성품이 바같의 생명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 가운데 가끔 돌연변이가 집안에 끼어 들기도 한다. 집안의 모든 가족들과는 성품이나 생김새와 행동 등이 전혀 닮지 않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이 돌연변이의 역할은 집안을 망치는 것도 아니고, 집안을 부흥시키는 것도 아니다. 대우주의 다양성을 폭넓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굳어지고 폐쇄적인 집안에 돌연변이가 많이 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은 집단을 형성하면 다른 것은 배척하는 고약한 습성이 있다. 그러니 그대로 나누면 크게 왜곡되고 도(道)에서 멀어져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만다.
돌연변이를 두고 미워하면 집안이 망가지고, 배척하면 더욱 망가진다. 최대한 마음을 가지고 그 돌연변이를 가족들과 잘 결합시키며 살아야 한다.
집안의 장애인이나 골치덩어리는 법에서 보면 그 집안의 희생자이다. 겉으로 보면 그로 인해서 집안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희생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속내용은 전혀 반대이다.
그는 그 집안의 업장이 집결되어 있으므로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불쌍한 사람이며, 그 덕에 다른 가족들은 별탈없이 지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리섞은 이들은 그 사람만 없으면 집안이 더할 수 없이 평화롭고 편안할 것으로 생각하여 미워하고 배척하게 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 법에 합당하거늘, 망념에 의해 반대로 행하면서 더욱 고통을 준다. 그래서 그로인한 과보는 후손들이 받게 되는 것이다.
집안사람들이 힘을 합쳐 장애인을 적극 도와줄 때, 그 집안 전체의 업장은 서서히 소멸되어 가는 것이고, 그 속에서 가족 개개인의 업장도 소멸되어감은 물론이다.
조선말기의 덕혜옹주는 큰 공덕을 갖고 태어났지만, 부귀영화를 추구하지 않고 조선왕조가 수백년 동안 지어온 수많은 악업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자신을 스스로 희생하여 오늘 날 그나마 온전하게 대한민국이란 국가로 유지하게 된 공덕을 만들게 하였다.
그러니 덕혜옹주는 역대 그 어떤 조선의 왕들 보다도 그 영혼은 아주 훌륭한 분이다.
眞 如 法 界 無 他 無 自
진 여 법 계 무 타 무 자
진여의 법계에서는 남도 없고 나도 없음이라
要 急 相 應 唯 言 不 二
요 급 상 응 유 언 불 이
하루속히 상응코자 하거든 둘 아님을 말할 뿐이로다
'불교관련 > 불법(佛法)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화와 공존 (0) | 2016.04.15 |
---|---|
시간 (0) | 2016.04.14 |
종교로서 불교를 가져야 하는 이유 (0) | 2016.04.08 |
대인관계 (0) | 2016.04.06 |
기억, 집착 그리고 한(恨)이라는 허상(虛像) (0) | 2016.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