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 날짜 및 날씨 ;
2020년 8월 25일 10시 13분 / 맑고 몹시 뜨거움 (섭씨 32도)
라이딩 코스 / 주행거리 및 주행시간 ;
양수철교 아래 주차장(출발) - 남한강 자전거 길 - 양평군립미술관 - 흑천 뚝방길 - 용문 - 지평 - 전양고개(242m) - 금당천 - 일신2리 - 구둔역사(목적지) / 왕복 103Km / 5시간 14분
라이딩 지도 ; 클릭하면 크게 보임
첫사랑이 애틋한 것은 다시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며, 오래되었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에 위치한 구둔역은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서연역의 수지와 승민역의 이제훈이 처음 손을 잡고 입을 맞추었던 곳으로 영화 속에서 그들의 첫사랑을 맺은 장소입니다. 서연과 승민이 철로 위를 나란히 걸으며 데이트를 즐기던 풋풋한 걸음은 첫 데이트의 설렘과 긴장감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애틋한 상황을 잘 표현한 장면으로 와 닿습니다.
하지만 추억으로만 남는 영화 속에 첫사랑처럼 양평의 구둔역은 과거의 영화로운 흔적만 남긴 채 현재는 폐역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폐역이 된 간이역은 더 이상 열차는 오지 않지만, 서연과 승민이 걷던 철로와 느티나무는 현실에서 그대로 남아서 옛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반기고 있는 듯 합니다.
구둔역은 한적한 시골마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형적으로는 여주 신륵사를 지나 남한강의 지류인 금당천을 따라 오르다보면 여주군 북내면을 거쳐 개천 상류쯤에 위치한 양평군에 속하는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러나 자전거를 이용하여 수도권에서 접근을 하려면 양평에서 약 5Km쯤 떨어져 있는 용문 방향에서 남한강으로 흘러나오는 남한강의 또 하나의 지류인 흑천을 따라 용문까지 길을 따르고 용문에서 중앙선 철로를 따라 지평을 지나 242m의 전양고개를 넘어 금당천을 만나면 개천을 따라 약 3km쯤 남동방향으로 내려오게 되면 도착하게 됩니다.
구둔역이 역사의 기능을 상실한 것은 근처에 일신역이 새로 개통이 되었던 2012년 8월 16일이었습니다. 역사가 활발하게 활동할 당시에는 열차가 태백과 강릉을 향할 때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중요한 역사였지만, 주변에 고속도로와 고속철로가 생기면서 이용객이 줄어들었고, 2000년대 초부터는 하루에 열차가 3번만 서는 간이역이 되었다가 일신역이 신설되면서 철로마저 끊기어 역사로서 기능을 마감했습니다.
그러나 구둔역은 1940년 4월 1일 보통역으로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그 흔적을 아직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데, 장방형 평면에 T자형 지붕을 얹은 형태로 출입구는 박공형태이며, 철로 쪽에는 차양지붕이 달려있고, 열차가 오고 가는 것을 잘 보기위해 튀어나온 조정실 지붕은 작은 박공지붕으로 그 형태를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역사는 2006년 12월 4일에 등록문화재 제 296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구둔역에 가면 영화 속 서연과 승민이 손을 잡고 걷던 철로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정겨운 시골길을 지나 숨어 있는 오래된 간이역에서 시간의 흔적을 만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큰 즐거움이 될 수도 있고, 영화 '건축학개론'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다면 그 첫사랑의 애틋함이 다시 떠오르기도 할 것 입니다. 따라서 구둔역의 시간은 첫사랑이 끝난 시점에서 멈춰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야외활동 > 자전거 도로 라이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양천 - 목감천 - 물왕저수지 - 소래포구 라이딩 (0) | 2020.09.11 |
---|---|
수원산 (포천군 내촌면 소재), 조종암(가평군 조종면 소재) 라이딩 (0) | 2020.09.01 |
남산 연신내 송추 의정부 순환 라이딩 (0) | 2020.08.21 |
조안리 새터삼거리 (북한강 자전거길 / 경춘선 자전거 길) 순환 (0) | 2020.08.20 |
양주시 홍복산 라이딩 (0) | 2020.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