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서울 청계천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어린 시절을 살았던 나로서는 아직도 청계천 바닥까지 길다란 목축에 의지한 채 청계천변에 허술하게 지었던 청계천 판잣집들을 기억에 떠올릴 수 있는데, 마침 최근에 청계천 어디쯤에 청계천 판잣집을 재현시켜 놓아 지나다 반가운 마음에 잠깐 들려보았다.
청계천로 길가 마주편에서 바라본 판잣집은 의외로 현대식 디자인을 곁드린 멋진 펜션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저 청계천 바닥까지 길게 지지대를 해놓은 저 쇠파이프는 그 당시는 길다란 목재로 지지해놓았었기 때문에 당시 지나며 저 모습을 바라보는 내 어린 마음에도 너무 불안하기 짝이 없던 모습이었다.
가까이 다가본 재현된 판잣집들은 리어커나 널린 빨래같은 모습은 그 당시를 회상할 수 있을 것 같았으나 , 실은 청계천 판잣집들은 이토록 좋은 목재를 써서 집을 짓지는 않았다. 실제로 당시 청계천에 사는 판잣집들은 겨우 비바람만 피할 수 있을 정도의 아주 허름한 가옥들이었다.
세워놓은 리어커나 전봇대 그리고 간판을 바라보니 그나마 이젠 잊혀졌던 나의 어린 서울 모습이 떠오르는 듯 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 기억이 나는 것이 지난 2006년 북의 식량지원차 남포시를 방문했을 때 허름한 북한 주민들과 남포시내 모습이 오버랩되어 떠올랐다.
60년대 그나마 이러한 책상을 갖추고 공부할 정도의 가정이라면 학구열이 높은 집안이었다는 기억이 난다. 웬만한 집은 그냥 엎드려서 하거나 아니면 밥상을 놓고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난다.
석유곤로를 보니 저 사진같은 노란색 양은냄비에 그 당시 보급되기 시작했던 라면을 끓여먹던 기억이 난다. 저 석유곤로에 성냥불을 가지고 심지부근을 살짝들어서 불을 붙여 사용했던 기억이 난다. 불을 붙일 때 나는 석유냄새에 그 석유가 심지에 적혀져 타는 냄새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떠오른다.
학교 교실 책상이 저렇게 초록색 페인트 칠이 되어 있었나 하며 고개를 갸우둥 거려본다. 내 기억속에 학교 책상은 시커먼 때 투성에 여기저기 낙서에 칼로 쪼아져 울퉁불퉁한 흉측하게 거칠은 책상만이 기억에 남아있다.
청계천 복개공사 당시 시멘트 구조물을 그대로 역사속에 남겨놓았다.
청계천 주변에 새롭게 지은 이 건축물은 건축관련 디자인 전문가들이 볼때는 대단한 성과로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일반인인 나로서는 그져 흉측한 괴물같은 모습으로만 보이니 나의 시각적 가치관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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