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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활동/자전거 산악 임도 라이딩

깨길고개 김유정 문학촌 실레 이야기 길 라이딩

by 우둥불 2023. 4. 27.

소설가 고 김유정은 1909년에 현재 경춘선 김유정역에서 바라보이는 실레마을에서 2남 6녀 중 차남으로 태어나 6살에 서울로 이사를 갔으나 22살이 되던 해인 1930년에 고향으로 내려와 1939년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작품 30편 중에 12편의 작품을 고향에서 거주하던 2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의 체험을 바탕으로 당시 일제 강점기의 소작농의 비참한 생활과 들병장수(병에 술을 넣고 다니면서 파는 장사꾼)등 하층민의 실제 모습, 그리고 피폐한 농촌의 현실을 소설에 고스란히 녹여 놓았다는 것에서 그 당시 다른 농촌 소설과 차별성을 가지며 높은 평가를 받은 글을 쓴 작가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실레 마을 산 주변을 부채꼴 모양으로 돌면서 트래킹이나 라이딩을 할 수 있는 실레 이야기 길은 이러한 김유정 소설의 작품 배경을 따라 도는 문학의 길입니다. 

 

그러한 실레 이야기 길을 라이딩을 하기 위해서 강촌역에서 출발하여 4월 말 봄의 경치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깨길고개를 넘고, 다시 또 신선이 사는 곳이라고 전해지는 설미마을을 지나 설미고개를 넘어서 김유정이 '석벽을 끼고 깊고 푸른 웅덩이가 묻히고 넓은 그 물이 겹겹산을 에돌아 나가는 강'으로 풀이한 팔미천을 덕돌이에게 받은 혼수품을 훔쳐서 병든 남편의 손목을 잡아끌며 개천길로 도망치고 있는 다급한 산골나그네의 가쁜 호흡소리와 함께 뒤쫓아 오는 덕돌이의 성난 목성이 들리는 듯한 그곳을 지나서, 덕돌이네 주막이었을 거라고 추정이 되는 장소에서 마을 사람에게 희미한 산길을 가리키며 저쪽 마을로 넘어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사람은 갈 수 있어도 자전거는 힘들다는 얘기에 옳다구나 여기가 당시 김유정이 팔미천에서 물놀이를 하고 주막에서 한잔 걸치고 넘어 다녔다는 현재는 고개의 흔적이 사라진 백두고개임을 확신하고 끌바/멜바로 잣나무 숲을 넘어 실레 이야기길로 들어섰습니다.

 

백두고개를 넘어서면 밭길과 함께 넓은 논이 있어 벼가 익을 때면 남의 논을 부치던 응칠이 동생 응오가 추수를 해봤자 주인한테 도지를 주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겠다는 생각에 자기가 지은 논의 나락을 몰래 훔치다가 형에게 들켜서 볼기짝을 후려갈겨 맞고 앞정강이를 맞아서 쓰러진 아우를 일으켜 등에 업고 논둑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형제의 이미지를 연상했지만, 이제는 그 논밭이 있던 자리는 온 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전원주택지와 함께 전원주택들이 들어서서 허탈한 마음을 가다듬어야만 했는데, 90여 년이 흘러버린 과거와 미래는 이 또한 땅의 역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전원주택지를 지나서 본격적인 실레 이야기 길에 들어섰습니다. 

 

길을 가다가 갈림길이 나오는 산길에서 가운데 길로 각도가 높은 돌탱이 언덕길을 힘겹게 오르면 '머루며 다래, 칡, 이름 모를 잡초가 있는 수풀'을 지나 저수지 옆으로 노송이 빽빽이 늘어 박힌 길로 '만무방'에서 인제에서 빚잔치 벌이고 도망 오던 응칠이가 송이를 따던 송림길을 지나게 됩니다. 

 

계속 가다가 계곡에 이르면 '머리 위에서 벌들이 가끔 붕붕 소리를 치고, 바위틈에서 생물 소리 밖에 안 들리는 골짜기, 맑은 하늘의 봄볕이 이불속 같이 따스하다'는 '봄봄'의 한 대목이 바로 이곳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하는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복만이가 소장수 황거풍한테 매매 계약서 쓰고 아내를 팔아먹은 뒤 덕냉이로 도망치던 고갯길을 만나고, 다시 산길을 내려가면 산골나그네 들병이 여자의 꼬임수도 모르고 첫날밤 대례를 치른 서른 살 덕돌이가 싱글벙글하며 마주칠 것 같은 신바람 길을 지나 소설 '동백꽃'에서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산수유나무)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산길을 거의 내려오면 그의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들병이들이 이 길을 통해 마을로 들어왔다는 '눈웃음길'입니다. 김유정은 22살에 연희전문대에서 제명처분을 당하고, 짝사랑하던 명창 박녹주에게 마저 거절을 당한 후에 고향 실레로 내려와서 들병이들을 찾아다니면서 거의 매일 술을 마시고 늑막염까지 발병해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김유정은 옛날 마름네 아들과 조카 등과 함께 뜻을 같이하여 야학을 열기도 하였습니다.   

 

 

 

라이딩 시간 / 날씨 / 풍속 ;

 

2023년 04월 27일 목요일 오전 11시 14분 05초 - 오후 13시 47분 00초 (2시간 32분 55초)

맑음 (섭씨 12도) / 서풍 2m/sec 

 

 

라이딩 코스 / 운행 거리 및 시간 / 평균속도 / 소요열량 ;

 

경춘선 강촌역(출발) - 강촌 북한강 길 - 깨길고개 - 설미고개 - 팔미천 - 백두고개(끌바) - 실레 이야기 길 - 경춘선 김유정역(도착)

16.348Km / 1시간 25분 01초 ( 1시간 07분 54초 휴식 시간 별도 ) / 11.5km/h / 392kcal

 

 

 

라이딩 지도 ; 지도를 크게 보려면 마우스 클릭하고 오른쪽마우스로 새 탭 이미지 열기에서 확대(+)

출발 경춘선 강촌역 - 도착 경춘선 김유정역

 

 

GPX지도 ;

2023-04-27,11-14-05 깨길고개 김유정 문학촌 실레이야기 길.gpx
0.02MB

 

 

 

깨길고개를 오르는 중에 단체사진

 

깨길고개를 오르는 중에

 

깨길고개 마루

 

고개 마루(2)

 

고개 내리막길

 

구슬붕이 - 고개를 넘던 도중에 요즘엔 주변에서 보기힘든 자생 야생화를 만났습니다.

 

구슬붕이 (2)

 

구슬붕이(3)

 

백두고개 - 소설가 김유정이 팔미천에서 물놀이를 한 후에 주막집에서 한잔하고 넘어 다녔다는 고갯길인데, 지금은 흔적이 없습니다.

 

계단 끌바

 

실레 이야기 길 고갯마루 - 소설 속의 복만이가 계약서를 쓰고 아내를 팔아먹은 고갯길

 

같이 한 회원들과 단체사진 - 왼쪽부터 수정님, 열정님, 에버님, 아테나님, 따르릉

 

실레 이야기 길(1)

 

실레 이야기 길(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