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화사한 날씨와 더불어 온갖 꽃들이 화려한 색상과 꽃내음에 온 세상을 진동하는 즈음에, 사추기(?) 들어섰는지 몹시 센티멘틀해진 마음을 달래려 그 전부터 답답하면 오르던 설매재쪽으로 오르는 유명산을 찾았다.
어린이 날이라 하지만 이미 집안에는 어린이가 없는 탓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약속이 있고 아내는 아내대로 모처럼 맞은 휴일에 이불 속에서 온종일을 보내리라... 냉큼 동네 김밥집에서 깁밥 두 말이를 사들고 간식거리 몇 개와 1리터 보온병에 찬물 가득히 채워 집을 나섰다.
정상에 오르니 휴향림쪽에서 오른 등산객들이 많아 사진 한 장을 부탁하고 포즈를 취해봤다.
온갖 초목들이 나무줄기를 뚫고 나온 탓에 아직 어린 잎이 연두색 빛을 내며 고운 자태를 보여준다.
갈림길을 보니 인생에 있어서 갈림길이 생각이 나며 묘한 대조를 이룬다. 어느 쪽을 갈까하고 망설이다 결국 뭔가 새롭고 변화스러운 것이 있을 것 같은 나무가 있는 오른쪽 길을 택했다.
황량하게 쓰러져 있는 나무 울타리가 마치 내마음을 보는 것 같아....쩝
산을 오르는 중에 그 전에는 없었던 초가집 한채가 지어져 있다. 누군지 이런 곳에 올라와 살 수 있는 사람이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산길이 급하게 휘어져 있는 이곳을 보니 뭔가 심오한 철학이 느껴진다.
깍여진 산등선에는 냉이종류의 풀과 민들레가 한창이다.
서양민들레
개별꽃
빼도 박도 못하고 오로지 가야만 하는 이러한 길은 한국 중년 남자들의 길이 아닐까?...
이쪽 산길은 사람이 워낙 없는 곳이라 호젓하고 넉넉한 등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등산 하기엔 더할 나이 없이 좋은 등산로이다. 삼각대를 펼쳐놓고 마치 모델이 된 양 온갖 표정에 폼을 잡아보지만 원판이 그러하니 뭔가 어색하다.
히히히....
산 중턱에 펼쳐진 소나무 군락...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로서 여기에 앉아서 산 밑을 내려다 보고 있으면 세상만사가 모두 형통하는 듯 하다.
이 길은 산악자전거 코스이기도 하고 사륜구동 오토바이 코스이기도 하고 행글라이딩 장소이기도 하다.
그 전에는 외롭게 서있는 나무 한그루였는데 이제는 그 옆에 세그루에 새끼 나무가 생겼다.
산행은 계곡에 수많은 야생화를 만남으로서 일단락 되었다.
동호회 사람들과 같이 와도 될만한 군락지를 발견한 듯 하여 뿌듯한 마음을 갖고 산행을 마감하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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