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탐방
겨울철 출사지를 찾다가 전주 한옥마을에 눈 내린 후에 모습이 좋아보여서
굳이 다른 곳을 마다하고 단숨에 달려갔다.
그런데 이곳에 2~3일 전 눈은 내렸지만 많은 눈이 오질 않아서
전주시내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눈이 거의 녹은 상태였고
한옥마을 분위기가 겨울의 그저 평범한 일상의 모습이어서
조금은 기대를 하고 사진여행을 간 나로서는
약간은 실망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일단 공영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난 후
경기전(慶基殿)부터 들렀는데,
경기전은 한자에서 보듯이 '경사로운 터에 지은 궁궐'이란 뜻으로
조선을 건립한 초대 임금인 태조의 어진(御眞 ; 임금의 초상화)를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건물이다.
현재 이곳에 모셔진 태조의 어진은 1872년에 서울 영희전의 영정을
운계 조종묵(당시 초상화의 대가)이 모사한 것으로 현존하는 유일한 태조의 어진이다.
대나무 숲
전주는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본향이다.
그래서 전주를 조선왕조의 발상지, 풍패지향(豊沛之鄕; 풍요로운 지역?)이라고 한다.
전주 이씨의 시조는 통일신라 문성왕(재위 839~857년)때의 사공(司空) 벼슬을 지낸 이한(李翰)이며,
시조비(蓍祖妃) 경주김씨는 신라 태종 무열왕의 10세손으로 군윤(軍尹, 향직)을 역임한 김은의(金殷義)의 딸이다.
태조의 선대들은 전주에서 대대로 살았다.
그러다가 태조의 고조부인 목조(穆朝) 이안사(李安社) 때 전주를 떠나 삼척과 의주를 거쳐 몽고 알동으로 옮겼으며
익조 때 토착세력의 위협을 피해 의주로 돌아와 살다가 함흥에 정착하여 도조, 환조, 태조에 이르기까지 함흥, 영흥 일원에서 살아왔다.
목조가 전주를 떠나게 된 동기는 지방관의 갈등 때문이었는데,
지전주사(知全州事)가 자신이 가까이 했던 관기에게 산성별감의 숙청을 들게 하자 관기를 몰래 빼돌려
이에 지전주사와 산성별감이 자신을 처벌하려 하자 전주를 떠나 삼척으로 이주를 하였는데
다시 삼척에 새로 부임한 안렴사가 공교롭게도 전주에서 마찰을 빚던 그 산성별감이어서
목조는 또다시 삼척을 떠나 동북면으로 이주를 했던 것이다.
조선황손으로 알려진 이석씨의 거처 승광제(承光齊)
이석씨는 60~70년대 비둘기 집이란 대표적인 노래로 대중가수로도 활동을 했었다.
전동(殿洞)성당은 윤지충, 권상연이 순교한 지 100년이 지난 1891년 봄에
순교터에 본당 터전을 마련해서 전교를 시작한 호남의 모태 본당이다.
초대 주임신부인 보두네 신부가 1908년에 건축을 시작하여
명동성당을 설계한 푸아스넬 신부에게 설계를 의뢰하여 1914년에 완공을 하였다.
천주교에서는 순교자의 피가 흐르는 땅에 세워진 성지로
신자들은 반드시 한번은 방문하는 순례 1번지이다.
영화 '약속'에서 박신양, 전도연의 결혼식 장면이 여기서 촬영되었고,
민주화 열기로 뜨겁던 1980년엔 전라북도 지역 '민주화의 성지'로 각광을 받았었다.
서울 같은 이기적인(?) 도시에서는 감히 흉내도 내지 못할 재미있는 낮은 담장의 집이다.
보다시피 담장이 있으나 마나하게 안채가 다 들여다 보이는 이곳은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가 그대로 돋보이는 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덪불이자면 우리가 되돌아 가야 할 오래된 미래의 집이다.
처마 밑 창문가에 걸린 작은 대나무 소쿠리가
작은 창문과 더불어 소박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이것은 눈으로 보는 즉시 그냥 복을 받을 것만 같은 '福' 담벼락 문양이다.
이 사진을 보는 분들은 올해는 복을 많이 받아 편안하게 지낼 것이라 확신한다.
오목대(梧木臺)가 있는 작은 산 구릉에서 담은 한옥마을 전경
우리 중에 누가 가장 못난이일까?...ㅎㅎ
뒤쪽에서 시끌벅적하게 사진찍는 표정들이 하도 재미있어서
카메라를 슬쩍 끼어들였다.
한복집이 아기자기한 것이 재미있다.
이렇듯 거창하지 않고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인테리어를 한 영업 집이
오히려 친근감이 있고 고급스럽게 보이는 것으로
앞으로는 추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옥마을 탐방을 다니던 중
우연치 않게 옆자리에 앉았던 이 아리따운 아가씨(?)들을 몇 장의 사진으로 담았다.
본인들이 사진을 원해서 몇 장을 찍어줬는데
인물 사진은 역시 본인들이 의식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연스러운 표정이나 동작을
짧은 순간에 찍는 것이 좋은 것 같다.
전주향교(全州鄕敎)
지금의 기준으로 얘기하자면 조선시대 때 중학교 십대 청소년들을 교육을 시킨 교육기관으로서
전주향교는 고려 공민왕 3년(1354년)에 현재의 위치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곳은 김혜수 주연의 'YMCA야구단'과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촬영지로 유명하다.
어린 학동들이 회초리를 맞아가며
맹자왈 공자왈을 읽던 그 흔적과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