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나 사진은 PC에서는 마우스를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2019년 12월경 부터 홍천 공작산의 위치한 수타사를 라이딩을 해야겠다고 계획하다가 그 이듬 해인 올해 2020년 봄이 와서도 코로나 사태로 머뭇머리다가 이제 코로나가 어느 정도 완화되는 시기에 결국 수타사를 다녀왔습니다.
날씨가 늦봄이지만 적절한 기온과 더불어 따뜻한 햇빛 그리고 요근래 보기 드문 자연풍광을 유지하고 있는 홍천강 일대의 가치를 새삼스레 느끼고 왔다는 것이 큰 수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홍천강은 홍천군 서석면 생곡리 미약골에서 발원하여 홍천군을 중심으로 구비구비 가로지르며 흘러내리다가 남이섬을 지나 청평댐 이전의 위치에서 북한강과 합류를 하는 143km 길이에 이르는 한강의 한 지류의 강입니다.
언론을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섬진강의 개발되지 않은 자연풍광이 좋다고들 하지만, 홍천강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인위적인 개발이 안된 상태에서 자연적 풍광이 그대로 남아 있어 라이딩을 하면서도 연실 감탄사를 만발하곤 하였습니다.
라이딩 날짜 ; 2020년 4월 30일 토요일
날씨 ; 맑음
가는 길 ;
가평역 - 경강교 - 방하리 - 술워(어)니고개 (203m) - 가정리 - 충의대교 - 팔봉산유원지 - 홍천강 - 홍천 - 덕치리(덕치천) - 수타사 (75Km)
오는 길 ;
수타사 - 덕치리(덕치천) - 홍천 - 북방면(홍천) - 동산면(춘천) - 모래재 (328m) - 전인고등학교 - 팔미천 계곡 길 - 김유정역 (45Km)
수타사 (강원도 홍천군 동면 덕치리 소재)
백두대간의 오대산 한 줄기가 힘차게 뻗어내려와 홍천군 동면과 화촌면에 걸쳐 떨궈놓은 산이 공작산(孔雀山) 인데, 공작산은 해발 887.4m로서 홍천 지방이 자랑하는 명산이며 수타계곡을 품고 있는 산입니다.
이러한 공작산의 화려한 날갯 깃에 감싸여 있는 유서 깊은 고찰이 수타사인데, 공작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 명당으로서 이 절을 거쳐간 유명 스님도 많았다고 합니다. 절 초입의 울창한 송림(松林)의 한쪽 부도밭에 수타사를 거쳐간 청송당(靑松堂), 기허당(猉虛堂), 홍우당(紅藕堂) 등 10기의 부도와 3기의 부도비가 있어 이들이 수타사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년(708) 원효대사가 창건했으며, 산세가 아름다운 우적산(牛跡山)에 세워 일월사(日月寺)로 불렀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원효대사는 기록에 있는 햇수보다 12년 전인 686년에 이미 입적을 했으니 창건자나 창건연대의 오기(誤記)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수타사를 들어가기 전 수타교 왼쪽으로 아름다운 소나무 길을 올라보면, 남향의 넓은 터전이 눈에 띄는데, 여기가 수타사의 원조인 일월사터라고 합니다. 일월사는 창건 당시에는 영서지방의 명찰로 꼽히면서 고려 때까지도 선(禪)수행의 도량으로 번창해온 절터였는데, 지금은 앙증맞아 보이는 삼층석탑 1기만이 홀로 서서 그 흔적을 남기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아쉬움을 갖게 하는 듯 합니다.
일월사를 현재의 수타사 자리로 옮겨짓고 절 이름도 수타사(水墮寺)로 바꾼 것은 1568년(선조 2)이라고 합니다. 공작새는 본래 우리나라엔 없는 새인데, 공작산이란 이름도 이 무렵에 붙여진 게 아닌가 추측이 되고, 절터는 공작이 알을 품은 ‘공작포란지지’(孔雀抱卵之地)의 형국으로 절을 에워싼 주변으로 동쪽은 공작이 나래를 펴고 솟아오르는 듯한 ‘동용공작’(東聳孔雀), 서쪽은 소가 내달리는 듯하다는 ‘서치우적’(西馳牛迹), 남쪽으론 용이 승천하는 듯하다는 ‘남횡비룡’(南橫飛龍), 북쪽으론 용의 형상을 닮은 못이 유유히 흘러 넘쳐 ‘북류용담’(北流龍潭)으로 묘사되는 골짜기로 수타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수타사가 임진왜란 때에 불에 타서 완전히 전소해 버렸는데, 그 이후 40여 년간 폐허로 남아 있다가 1636년(인조 14)에 공잠대사(工岑大師)가 법당을 지으면서 중창이 되었고, 그 뒤부터 차차 가람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수타사(水墮寺)가 정토세계의 무량한 수명을 상징하는 수타사(壽陀寺)로 바뀐 것은 1811년(순조 11)이라는 기록이 있고, 『홍천군지』와 수타사 흥회루에 걸려 있는 『수타사약사』는 1878년(고종 15)에 절이름이 안 좋다며 취운대사가 바꿨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불행 중 다행히도 한국전쟁 때는 사찰이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아서 요사채들이 온전하여, 1636년 이후 중창된 건물의 옛 기품이 곳곳에 서려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인에게 공개되진 않지만 보물 제745호로 지정돼 있는 『월인석보』(月印釋譜) 17, 18권이 1957년 이곳 사천왕상 복장에서 발견되어, 이 후미진 두메산골 절에서 희귀본 발견이라는 놀라움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월인석보』 1권은 소백산 희방사에서, 7권은 소백산 비로사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현존하는 요사채로는 대적광전, 흥회루, 삼성각 등이 있는데, 오른쪽 마당 끝으로 나앉은 선원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옛스러운 요사채들 입니다. 수타사의 중심 건물인 대적광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다포계 팔작지붕집으로 법당 뒤 산세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아담한 규모에 부재간의 비례가 좋아 짜임새 있게 구성한 전형적인 조선 후기 목조건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 답사여행의 길잡이 에서 참고 >
연휴 첫날인 부처님 오신 날에 일찍 서둘러서 가평역에서 오전 8시 45분에 라이딩을 시작하여 경강교를 건너 가평군 남면 지역인 방하리 방향으로 라이딩을 시작하였습니다.
가평군 북면은 산악지역으로 등산인구가 많이 몰리는데 반해 가평군 남면지역은 강변지역으로 수상스포츠가 활성화된 지역으로 나뉠 수 있는데, 수도권 지역에 이렇게 다양하게 야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가평군 일대야 말로 행운의 지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술워(어)니 고개는 가평군 남면 방하리에서 가정리로 넘어가는 약 200미터가 넘는 고갯 길인데, 이 고개 아래 강가의 마을 옛 이름이 술원리(述院里)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이 지역이 도로가 뚫리지 않아서 북한강 건너 편 가평군 금내리로 배를 이용하여 건너 다니며 생활의 필요한 물품을 사러 다녔다고 합니다. 아래 글은 김건수라는 기자의 '한국의 오지' 라는 책에 있는 내용으로 이곳 술원리 마을에 대한 내용을 인용해 봤습니다.
당시도 가을 끝자락이었을 게다.
하늘의 순도는 푸름의 순도 높아만 가고 있었다. 가평이라는 곳은 지금까지의 오지에 비하면 도심에 속하는 편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가평 남이섬에서 하차를 하였다. 그곳에서 4km 정도를 걸어서 술원리를 향하는 물목에 다다랐다.
태백준령에 뿌리를 두고 굽이쳐 흐르던 북한강이 가평에 이르러 남쪽으로 물고를 남으로 치닫다가는 남이섬에 가 닿고 그 강가에 자리를 튼 마을이 술원리이다. 400년 동안 산하에 땀을 뿌리며 질박하게 사람들에게는 가뭄, 홍수, 6.25 전란의 상혼이 고스란히 가슴에 피멍으로 남아있었다.
한때는 규소 광산으로 마을은 번창하였으나 함량이 점차 떨어지고 불편한 교통때문에 사람들은 고향을 등지고 을씨년스런 폐광의 흔적만이 옛 영화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무리 건너편에 대고 '강 건너요'라고 외쳐봐야 메아리만 강에서 피어오른다. 몇 시간을 강가에서 조약돌도 세워보고 이름모를 꽃들을 살피며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종섭씨가 손자와 함께 금내리로 마실을 다녀 온후에야 겨우 그이와 함께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술워(어)니 고개를 넘어서면 가평군 남면 가정리라는 마을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 지역부터 홍천강을 본격적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이쪽 지역의 풍수가 장난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터가 홍천강을 중심으로 강의 북쪽지역으로 계속이어지는데, 산도 급격한 산이 아니고 강도 급류가 아니라서 더욱 편안한 자리로 인식이 되더군요.. 여기에 남향으로 터진 양지바른 따뜻한 햇빛이 그것을 더욱 가속화시켜 줍니다.
수타사를 뒤를 두고 다시 홍천군을 지나 굴지리까지는 오던 길을 뒤돌아 라이딩을 한 후에 굴지리 삼거리에서 중앙고속도로와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지방도로를 따르다가 춘천시 동산면에서 5번 지방도로와 합류하여 춘천으로 향하는 모래재(328m)를 넘었습니다.
끝.
'야외활동 > 자전거 도로 라이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년 실운현(화악산 터널) / 도마치재 라이딩 (0) | 2020.05.18 |
---|---|
화천 산소길, 파로호, 배후령 라이딩 (0) | 2020.05.07 |
경춘선 자전거 길 - 춘천역 라이딩 (0) | 2020.04.25 |
남한강 마을 탐방 (0) | 2020.04.20 |
임진각 라이딩 (0) | 2020.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