直截根源佛所印 摘葉尋枝我不能 직절근원불소인 적엽심지아불능 :
근원을 바로 끊음은 부처님이 인가하신 바요
잎 따고 가지 찾음은 내 할일 아니로다.
수행에는 여러 길이 있지만 그 중 지름길을 접어들기 위해서는 압축된 힘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지름길은 시간에 대한 욕망을 지고서는 갈 수 없다는 것부터 철저하게 각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보려한다면 그 차이에는 마장(魔障)이 고통으로 메꾸어 주게 된다. 그리고 지름길은 가장 빠른 시간을 위함이지 노력이 적게 드는 길이 아니므로 욕심 없이 지름길을 택하려면 큰 힘과 깨끗한 마음을 반드시 먼저 구비해야만 된다.
근원을 바로 끊음이 바로 마음을 곧바로 깨치고 들어가 자기의 근본성품을 보는 선(禪)으로서 지름길이고, 잎을 따고 가지 찾음은 6바라밀과 8정도 등으로서 돌아가는 길이 된다. 그러나 어느 수행이든 간에 내가 한다는 마음이 없이 수행을 한다면 분별취사심이 없어져 어설픈 참선보다 훨씬 빠르게 된다. 결국은 자기에게 지름길과 돌아가는 길이 달려 있다는 뜻이다.
부처님은 마하가섭과 5백 나한 등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에게 다양한 지름길을 나타내 보여주셨다. 그리고 지름길과 더불어 우직한 사람들을 위해 돌아가는 길도 친절하고 상세하게 알려주셨으니 이는 곧 팔만대장경으로써 중생 모두가 어느 길이든 각자의 폼새에 맞게 길을 가도록 하니 비로소 일체중생이 여래의 자식이 된다.
부처님이 인가하신 바는 자성을 보기위해 어떤 방법을 쓰든 간에 자성을 보면 모두 인가한다는 뜻인 것이지 반드시 화두참구나 참선만을 통해서 성불하는 것을 인가한다는 의미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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