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춘천은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지역이었기에 어느 방향으로 가든 고갯길이 아니면 넘나들 수 없는 지역이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교통로인 한양으로 향하는 길은 삼악산 줄기의 고갯마루인 석파령을 넘는 산길과 북한강을 통해 갈 수 있는 뱃길 뿐이었습니다. 이중 육로로서 석파령은 춘천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입신양면의 출세라는 상징적인 고갯길이었을거라고 조심스레 추측을 해봅니다.
지금은 화재로 사라졌지만 소양강가 우둔산에 자리했던 우두사의 승려 지희스님이 1528년에 처음으로 이 산길을 낸 후, 각종 옛 문헌에 공통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험준하고 좁디좁은 벼랑길이라는 표현은 그 당시를 사는 이들에게 이 석파령이란 고갯길이 얼마나 힘든 길이었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지금은 북한강을 따라 놓아진 경춘로를 따라 자동차로 혹은 전철로 서울에서 1시간 30여분이면 힘들이지않고 수훨하게 갈 수 있는 지역이고, 또 북한강을 따라 만들은 놓은 자전거길을 통해 자전거로도 5~6시간이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 춘천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석파령을 따라 힘들게 오르내리던 옛 조상들의 그 노고가 쉽게 다가오진 않는 것 같습니다.
석파령은 해발 654m의 삼악산의 북쪽 능선 중에서 가장 낮은 지역인 해발 350m 높이의 고갯마루이다. 조선시대 때는 길이 험하고 인적이 드믈다보니 도적떼가 자주 출몰하던 험지였다고 합니다.
그러한 길이 1990년대에 임도로서 재탄생되어 그 옛길은 흔적조차 사라진채 이름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2010년대를 사는 현대인에게 건강을 위한 트래킹 코스로서 혹은 산악자전거 코스로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나도 산악자전거를 타고 자주 가는 코스이기도 한데 이곳을 자전거로 오르내리면서 옛사람들의 고충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름대로 힘든 코스를 한숨에 넘으면서 그 당시 조상님들과 시공을 초월한 대화를 하고 있진 않는가 생각을 하곤 합니다.
개곡리의 줄길이 고개
이 고개도 가평에서 춘천으로 이어지던 옛길입니다.
줄길이 고개를 오르기 전에 현재의 지명 개곡리의 안쪽의 옛 마을 이름인 줄길이 마을은 1896년 을미의병운동 당시에 전국의 많은 의병들이 이곳에 집결하여 보납산 (속칭; 벌앞산)전투에서 피가 터질 정도로 일본군과 싸운 곳으로 그 당시에 수많은 의병들이 인명피해를 입은 곳이라 너무나 원한의 사무쳐 이곳 마을명을 주길리(珠吉里)라고 쓰면서, 일본인들을 '죽이리'라고 암시한 복수의 칼날을 담은 마을명으로 불렀다고 옛기록에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고개 역시 구한말까지만 해도 가평에서 강원도 춘천지방으로 연결되는 교통이 발달하지 못했기에, 춘천으로 가기 위해서는 석파령을 가기 이전에 이곳 개곡리(開谷里) 가일부락에 있는 큰 고개(일명: 줄길이 고개)를 넘어 다녀야했습니다.
가평에서 북한강변으로 가기 전 현재의 자라섬과 연결되는 길목인 자라목 고개를 넘어서 북한강변으로 가는 길은 길이 좁고 강쪽으로 너무 가파르고 험해서 사람이 다니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한양 등지로 오가는 수많은 길손들이 이 고개를 넘나들었다고 하며, 가평군 북면 지역에서도 가평으로 들어서는 길목인 노루목 고개를 넘어다니기보다는 개곡리 쪽에 능머루마을 쪽으로 돌아서 가평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이곳 개곡리 주변이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해져서 주막도 생기면서 점차적으로 저작거리가 형성되어 이곳은 면소재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평에서는 유일하게 5일장인 개곡장(開谷場)이 열렸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개곡이란 이름은 고을(谷)이 열린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는데, 이곳에 흐르는 계곡의 모습이 마치 수만의 대군을 이끈 장수가 좁은 협곡을 빠져나가 허허벌판으로 내달리는 형국의 지형이라고 합니다.
자연부락으로는 줄길이 마을과 더불어 능머루, 안가일, 바같가일 등이 있으며, 능머루는 능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능우동이라고도 불리었고, 안가일은 가일의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이고, 바같가일은 바같쪽에 있다는 의미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라이딩 지도 ; 마우스 오른쪽으로 새탭으로 열기를 하여 +(확대)로 크게 볼 수 있음
GPX지도 ;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지라 산악자전거가 힘이들어도 꽃만 보이면 잠시 쉬며 한컷!
'야외활동 > 자전거 산악 임도 라이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탄강 일대 라이딩 2 (한탄강 주상절리 ) (0) | 2020.05.22 |
---|---|
한탄강 일대 라이딩 (대소라치 고개) (0) | 2020.05.14 |
자전거 타고 사찰 탐방 5편 (묘적사) (0) | 2018.06.06 |
굴봉산역 - 강촌 (MTB코스) - 대성리역 (0) | 2014.05.21 |
유명산 정상 라이딩 (0) | 2014.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