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을 모두 가볍게 털어내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예외없이 법에 의해 이미 주어진 자기의 길을 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얻고 잃고 내세우는 것은 길을 가다가 눈에 띄어 주었다가 버렸다가 하는 일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이 길로 갈까 저 길로 갈까 해봐야 이미 타고난 길을 벗어나 더욱 돌고 도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자기 나름대로의 옳음이란 본래 없는 법이고, 고집피우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길 한가운데 머무는 것 또한 없다.
억지로 좋은 자리라고 머물려고 해봐야 서산에 해는 지고 컴컴한 곳에 있어,
맹수들이 와서 잡아먹어버리기 때문에 괜히 두려움만 더욱 커지게 된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이는 주어진 자기의 길을 가는 데만 전념할 뿐,
그 길에서 얻고 잃는 것, 옳고 그른 생각에 매이지 않으며 또한 이들을 놓아버리지도 않고 취하지도 않는다.
인생이 곧 자기의 길을 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그 자리에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의 소유와 옳은 것과 그른 것의 생각에 매여 스스로 고(苦)를 초래하게 된다.
得 失 是 非 一 時 放 却
득 실 시 비 일 시 방 각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을 일시에 놓아 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