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5시 50분에 집을 나서 상봉터미널에서 출발하는 홍천행 버스시간표를 꺼내보니 기억했던 6시 35분보다 10분 빠른 6시 25분이다.
일단 택시를 타야 버스시간 전에 도착할 것 같아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 10분경.
정확하게 6시 25분에 출발한 버스는 양평, 용문, 광탄, 용두, 양덕원을 모두 거쳐 홍천에 도착하니 오전 8시 10분 경이다.
홍천에서 동면을 거쳐 좌운리로 향하는 버스가 8시 40분에 있어 아침식사를 하려 터미널 내에 작은 식당을 찾았다.
먼저 산행에서 터미널 내 지하 순대국집에서 아침식사를 하였는데 좀처럼 힘든 인내심을 갖고 식사를 하였던 기억때문에 이번엔 분식집을 찾아 우동과 김밥을 시켰는데 이곳도 역시 식사를 하는데 인내심이 필요한 듯 하였다.
지난 11월 25일에 끝낸 산행 기점이 동면 속초리와 좌운리 사이에 있는 지역이라 지도를 보고 산행접근을 계획해 보니 교통이 좋은 속초리쪽에서 올라도 시간적으로 비슷할 것 같아 산행 접근로를 동면 속초리쪽을 정하고 버스를 예정보다 10분 빠른 8시 30분 동면(공작산)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사전에 산행 접근로를 꼼꼼히 챙겨놓지 않은 관계로 동면 속초리에서 버스를 내려 산행을 하려 꽃골교라는 동네 다리를 지나 농로를 따라 산쪽으로 향하다가 중간에 동네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어보니 버스를 잘못내렸다 한다.
다시 버스를 내린 장소에서 버스가 출발한 방향으로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적봉이라는 동네가 나오고 제법 넓은 개울가 옆으로 임도가 나 있었는데 지도와 나침반으로 살펴보니 그 길이 좌운리로 넘어가는 임도인 듯 했다.
9시 10분 경 골 입구에서 오른편에 홍천군 동면 정수장을 지나 그대로 골에서 내려오는 개울을 옆에 끼고 있는 임도를 따라 오르니 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다는 경고문과 함께 통행로가 철책문으로 굳게 닫혀 있다. 하지만 옆으로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어 이를 통해 철책문을 지나니 골에서 내려오는 깨끗한 물과 함께 임도가 무척이나 한가로워 보인다.
한가롭다 못해 고적하기 까지한 임도를 따라 오르니 개울가 너머로 한 가구가 눈에 띄는데 아마도 여름 철 영업을 하는 영업집인 듯 하였고, 또 한동안을 오르니 이번엔 콘테이너로 만든 막사가 눈에 띄는데 그 콘테이너를 중심으로 개를 사방으로 키우고 있는 것을 보니 사람이 사는 듯 하였으나 개들은 낮선 객을 보고 짖어대나 사람은 흔적도 보이질 않는다.
일단 이 두군데 사람의 흔적을 지나니 산림당국이 해놓은 시설외엔 사람의 흔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전 9시 10분경에 오르기 시작한 임도를 '갈지'자를 몇 번을 돌아 06년 11월 25일에 산행이 끝난 고갯마루에 반가운 마음을 갖고 도착을 하니 오전 10시 30분이다.
일단 가쁜 숨을 고를려고 10여분 휴식을 취하고 산행을 시작하니 거의 5개월여 만에 한강기맥 산줄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이 지역의 산행은 응곡산 604m, 덕구산 650m, 대학산 876m를 넘는 정도이니 그리 무리한 산행은 아닌 듯 하였으나 산행 접근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 관계로 원래 목적지인 먼드리재까지는 무리한 산행이 될 듯 해서 산행계획을 필히 수정을 해야만 했다.
산줄기는 동북쪽에 응곡산을 향하여 마치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린 듯한 모양새였고, 산 길 양 옆으로는 70도 경사에 높이 10여미터 이상 되는 산성같은 모습을 띄고 있었다.
산행을 진행하니 좀 전에 오르던 골 너머로 묵방산(611m)이 높이 보이더니 산행길이 동쪽으로 깊게 꺽이면서 진행방향 앞쪽으로 응곡산 줄기가 가로막아선다.
가로막힌 산줄기는 곧바로 깔닥고개가 시작되는데 그 앞으로 다시한번 산행길을 막는 무명의 무덤이 있었는데 그 주변으로 노란 양지꽃이 아름답게 수를 놓고 있었다.
양지꽃을 담아볼까하고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그 양지꽃 뒤로 할미꽃 몇 송이가 흰 털 수북이 쌓여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요즘에 도시 근교 무덤가에는 여간해선 보기 힘들다는 할미꽃이 사람발길이 힘든 이곳엔 여전히 피어있는 것을 보니 반가운 마음 그지 없다.
<양지꽃>
<할미꽃>
<남산제비꽃>
응곡산 줄기를 올라 붙어 다시 왼쪽으로 길을 틀어 산행을 진행하다 다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올라서니 응곡산 정상인 듯 하다.
응곡산 정상에선 북쪽으로 노천리가 보이고 남쪽으론 좌운리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응곡산을 너머 지루한 능선을 계속 진행하다가 개고개를 향한 느긋한 내리막길이 시작되더니 12시경에 골이 깊게 파인 개고개 마루에 도착했다.
개고개는 옛날 사람들이 자주 오간 듯한 흔적이 보였고 아마도 교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그 시절에 외딴 산골이었던 좌운리 사람들이 홍천을 가기위해 지름길로 사용되던 고갯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고개 넘어 산등성이를 올라서니 지방당국에서 설치한 듯한 계단길이 보이고 작은 산봉우리엔 산불 감시초소가 서 있다.
산불초소 주변에서 점심을 하고 오후 12시 40분경 다시 덕구산을 향해 산행을 시작하였다.
덕구산을 오르기 전에 628봉을 지나게 되는데 이 산봉우리 능선주변이 의외로 바람이 잔잔한 습한 지역을 형성하여 주변 산과는 다르게 이른 봄꽃인 족도리풀, 노루귀, 처녀치마, 현호색 등이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어 필 예정이거나 피고 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628봉을 올라서니 봉우리 밑과는 전혀 다르게 건조한 지역을 형성하면서 노란 양지꽃만 여기 저기 수를 놓고 있다.
628봉을 지나면서 저 아래 군부대가 설치해 놓은 철책망이 능선을 따라 덕구산 못미쳐까지 이어지고 등산로는 그 철책을 따라 계속 이어졌다.
철책이 끝나는 지점에 다시 산불 감시초소가 있고 그곳을 지나 봉우리를 힘겹게 오르니 헬기장이 나오며 다시 지루한 산행을 계속하니 덕구산 정상인 듯 하다.
덕구산에서 장승재(화방고개)을 향한 내림막길은 가파렀고 더욱이 낙엽이 수북히 쌓인 가파른 내림막길이 상당한 주의를 요하게 했다.
약 20여분 정신없이 내려선 다음 완만한 산행이 이어지더니 사람이 지나다닌 듯한 소고갯 길이 보여 지도를 살펴보니 화방이 마을에서 새목이 마을로 가로지르는 소고갯길 인 듯 하였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작은 봉우리인 442봉을 올라서니 산줄기가 두 갈래로 갈라지는 데 오른쪽 산줄기가 더욱 뚜렷한 듯 보이는데 산길은 왼쪽이 더욱 뚜렷한 등산로를 형성하고 있었다. 혼동을 피하기 위해 나침반과 지도를 꺼내놓고 독도를 해보니 왼쪽 산줄기를 타야 장승재(화방고개)로 향하는 길이였다.
또 다시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니 봉우리 정상엔 작물을 심어놓은 사유지라는 경고문과 함께 철책이 가로 막고 있어 왼쪽으로 능선을 틀어 내려서니 바로 장승재(화방고개) 정상이다.
이때 시간은 오후 3시경.
이 시간에 대학산을 넘어 먼드리재까지 가기엔 시간이 부족하기에 일단 대학산 못미쳐 몰골까지 생각을 해보니 다음 산행거리가 너무 짧은 듯하였고 무엇보다 다음 산행접근 때 교통이 많이 불편할 듯 하여 일단 산행은 여기서 멈추고 다음 산행때 이곳에서 산행을 연결하기로 결심하였다.
장승재(화방고개)길은 2차선 아스팔트 차도로 간혹가다 차량이 지나다니곤 하였는데 아마도 대중교통은 그리 흔하지 않을 듯 싶었다. 후에 이쪽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하루에 5회만 버스가 지나다녔다.
고개정상부근엔 약수터가 있어 물통에 물을 채우고 물맛을 보니 시원한 물맛이 아주 좋다.
버스를 이곳에서 기다리기 보다 홍천쪽으로 걸어 가면서 444번 도로와 합쳐지는 삼거리에서 양쪽에서 나오는 버스를 기다려 보는 것이 좋을 듯 하여 삼거리로 걸어 도착을 하니 3시 45분이다.
근처 동네사람에게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444번 도로에서 버스가 곧 나온다 하여, 조금 기다리니 3시 50분쯤 버스가 도착하여 가까스로 버스를 타고 다시 느긋한 마음을 갖고 홍천을 향하며 오늘 산행을 마감하였다. 끝.
발자취 : 임도 - 응곡산(603.7) - 개고개 - 627.9봉 - 덕구산 - 장승재(화방고개)
일 자 : 2007년 4월 21일 (토) 10시30분 - 15시 (4시간30분)
날 씨 : 약간 흐리고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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